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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본색 ⑥

중앙일보

입력

상담게시판에 많이 등장하는 고민거리가 ‘계산실수’다. 계산과 관련된 부분이 연산이다. 연산은 ‘수학 상’의 ?수와 연산?단원에 소개된다. 수의 연산, 식의 연산, 집합의 연산, 행렬의 연산 등등. 각종 연산의 특징을 비교·대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산은 수들로 구성된 어떤 집합의 원소 사이에 어떤 조작을 해서 다른 원소를 이끌어 내는 것을 말한다. 어떤 조작이라는 것은 연산기호를 통한 연산 과정을 의미한다. 연산기호는 사칙연산의 기호가 대표적이다. ‘닫혀있다’는 개념도 덧붙여 설명하면, 어떤 조작을 통해 나온 다른 원소가 다시 집합 S에 포함되는 경우를 말한다.

 연산의 기본법칙은 교환법칙·결합법칙·분배법칙이 있다. 기본법칙은 중학교 과정에선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고교 과정에선 위 연산의 기본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가 문제가 된다. 행렬의 곱셈에서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 예다.

 연산 기본법칙 관련 이론들 중 주의를 기울일 부분이 집합의 연산과 행렬의 연산이다. 집합의 연산은 수학Ⅰ 과정은 아니지만, 수능에서 자주 출제된다. 특히 확률 단원의 조건부 확률과 확률의 곱셈법칙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므로 관련 이론을 주의 깊게 정리해야 한다. 행렬의 연산도 수의 연산과 다르므로 정리가 필요하다. 특히 곱셈과 관련해서 정리가 요구된다.

 덧셈·뺄셈·곱셈·나눗셈 등은 단순 연산이 아니라 단원마다 특수한 형태로 표현된다.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함수의 평행이동도 실질적으로는 덧셈 연산이다. 산술·기하평균 역시 사칙연산과 관련 있다. 산술·기하평균은 최댓값 내지 최솟값을 구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수들의 ‘합’의 최솟값 내지 ‘곱’의 최댓값을 찾는 데 사용한다.

 지수법칙과 로그성질도 사칙연산으로 이뤄져 있다. 특징적인 것은 사칙연산들이 상호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령 밑이 동일한 두 로그 사이의 ‘합’이 ‘진수’ 간의 곱과 같다는 성질을 떠올려 보면 합이 곱으로 전환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수법칙과 로그의 성질에 사칙연산 내용이 스며들어 있었던 것이다. 등차수열, 등비수열, 여러 가지 수열에서 각종 합 공식 등을 열심히 외울 것이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규칙을 가진 수들 사이의 덧셈 연산에 대한 공식인 셈이다. 수들이 규칙을 갖고 있음으로 인해 편리하게 그 수들의 합을 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수열의 합 공식인 셈이다. 무한급수는 규칙성을 갖는 어떤 수들을 무한히 더했을 때, 그 값을 구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단원이다. 무한한 덧셈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통계에서 이산확률분포의 평균과 분산의 경우도 사칙연산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평균은 각 확률변수와 확률의 ‘곱’들을 구한 뒤 전부 ‘덧셈 연산’한 것이다. 분산은 정의가 ‘편차’ 제곱의 평균인데, ‘차’라는 표현을 주목하면 뺄셈까지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사칙연산은 고교 수학의 많은 단원에 의미가 녹아 있다. 사칙연산이 다른 영역에선 어떻게 변형되는지 살펴보는 것은 수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된다.

 결론 도출 과정에서 계산 실수를 하는 원인은 크게 심리적 원인과 습관적 원인이 있다. 시험 울렁증이 있어 잠을 설쳐 흐리멍덩한 상태에서, 언어 시험을 못 봐 불안이 발생한 상황에서 수리를 보면 실수가 발생한다. 문제를 몰라 엉뚱한 풀이를 하거나, 조건을 빠트리거나, 복잡한 계산이 싫어 문제를 끝까지 보지 않는 태도도 실수의 원인이 된다.

<이광준 이투스교육 수학참고서 『6inch』 대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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