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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도 안나가요" 한국판 롯폰기힐스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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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백화점·공연장·오피스 등이 갖춰진 서울 신도림동의 복합단지 디큐브시티.

맞벌이 주부 김선영(38)씨는 지난해 말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메타폴리스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생활이 확 바뀌었다. 무엇보다 개인 시간이 많이 늘었다. 예전에는 살림에 직장생활, 육아까지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랐지만 요즘은 취미로 골프를 즐길 정도다. 단지 안에 대형마트가 있어 퇴근 후나 주말에 장을 보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 덕분이다.

 뽀로로파크 등 아이들을 위한 시설도 갖춰져 있어 주말에 멀리 나갈 필요가 없다. 김씨는 “단지 안에서 웬만한 걸 해결할 수 있어 시간 여유가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주거·상업·문화·업무시설이 어우러진 복합단지가 도심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복합단지 안에서 자고 먹고 쉬고 즐기며 대부분의 생활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공급이 많지 않지만 도심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늘고 있다.

 복합단지는 주거시설인 아파트를 기본으로 업무를 보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까지 갖춘다. 지난해 준공된 서울 신도림동의 디큐브시티에는 주거시설 외에 백화점과 공연장·오피스·호텔·공원이 있다. 디큐브시티 개발업체인 대성산업의 김민홍 고문은 “복합단지의 선두주자인 일본 롯폰기힐스와 비슷한 한국판 롯폰기힐스로 단지 안의 모든 시설을 걸어서 3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6월 준공되는 서울 합정동의 복합단지인 메세나폴리스에는 아파트와 업무시설·쇼핑몰·공연장이 들어선다.

 생활이 편리하다 보니 복합단지 내 아파트는 주변 단지보다 인기가 많다. 메타폴리스 전용 107㎡형의 매매가격이 평균 6억5000만원 선으로 1년 전보다 5000만원 올랐지만 인근의 비슷한 크기 주상복합아파트는 같은 기간 1억원가량 내렸다. 디큐브시티 전셋값은 주변의 다른 아파트보다 2000만~3000만원 비싸게 형성돼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선임연구원은 “복합단지는 타워팰리스 등 기존 주상복합보다 편리성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주거시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복합단지는 부동산 붐이 일었던 2006년께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해 현재 4개 단지 3500가구 정도가 준공됐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침체로 개발이 주춤했으나 최근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복합단지 내 주거시설 4000여 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알파돔시티, 수원시 광교신도시 에콘힐 등은 연내 분양 예정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주상복합이 과거 인기를 끌다 주택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수요가 줄었는데 복합단지로 진화하면서 위축된 수요를 되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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