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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분기 펀드 평가] 몸집 커서 슬픈 미래에셋 … 시장수익률 겨우 쫓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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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2000년대 중반, 주식으로 돈 좀 벌어보겠다는 사람은 ‘미래에셋 따라 하기’에 열을 올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사들이는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이 손대는 종목마다 주가가 급등하자 투자자는 이처럼 미래에셋의 매매패턴과 포트폴리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래에셋이 사면 무조건 오른다’는 맹목적인 추종 현상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미래에셋의 시장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다. 대형펀드에서 환매가 지속되면서 한때 국내 주식형 펀드의 절반 이상을 쓸어 담아 50조원이 넘었던 운용 규모는 현재 20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8일 제로인에 따르면 2005~2007년 미래에셋은 다른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손실을 본 이후에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겨우 쫓아가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에도 미래에셋 110개 일반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8.66%로 전체 일반 주식형 펀드의 평균(8.69%)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는 대형펀드가 많은 미래에셋의 구조적인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펀드에 돈이 들어올 때는 특정 주식을 사 모으면서 해당 종목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수익률도 올라갔다. 문제는 시장의 흐름이 달라질 때다. 새로운 종목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기존 보유 종목을 팔아야 한다. 매물을 쏟아내면 해당 종목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률을 깎아먹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운용 방식의 문제라기보다는 증시 활황기에 미래에셋으로 돈이 급격히 몰렸던 것이 이젠 반대로 빠져나가고 있는 탓”이라며 “투자자의 환매로 주식을 팔면서 수익률이 나빠지고, 이게 다시 투자자의 환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력이 있는 운용사인 만큼 환매가 잠잠해지면 다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 임덕진 마케팅전략본부 이사는 1분기 성과에 대해 “연초 경기민감주 상승에 대한 대응이 다소 미흡했지만 2월 중순 이후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면서 수익률을 회복했다”며 “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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