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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더 달릴지 이번주 판가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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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 일자리가 기대만큼 많이 늘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달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취업박람회 창구 앞에 길게 늘어선 구직자들의 모습. [중앙포토]

‘리트머스 위크(Litmus Week)’. 미국 자산운용사 노던트러스트의 이코노미스트인 애셔 뱅걸로가 이번 한 주를 이렇게 불렀다. 리트머스 시험지로 화학 성분이 드러나듯이 이번 주에 나올 미국·중국·일본 경제 지표와 정책 결정 등으로 세계 경제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한 주가 될 수 있어서다.

 미 CNBC는 미 월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그 결과에 따라 세계 증권시장이 1분기 상승세를 이어갈지, 아니면 최근 며칠처럼 불안한 흐름을 보일지 드러날 것”이라며 “하지만 출발은 다소 불안하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일자리 상황이 심상찮아서다.

 부활절 연휴로 미국 증권시장이 쉰 이달 6일 미국 (비농업) 신규 취업자 수 3월치가 발표됐다. 12만 명 늘었다. 예상치는 20만 명 증가였다. 실업률은 8.3%에서 8.2%로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 국면에선 취업자 수가 더 중시된다.

 게다가 미국인들의 씀씀이를 보여주는 신용카드 이용대금도 올 2월에 87억 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예상치는 120억 달러 정도였다. 미 소비 심리가 아직 취약함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 주엔 미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 발표(어닝시즌)가 줄을 잇는다. 순이익이 많이 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필립 스워겔(경제학) 메릴랜드대 교수는 이날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달 27일 ‘경기회복을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이제야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미 경제는 2차대전 이후 가장 더디게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호황과 침체를 판단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 경제는 침체의 저점을 통과한 이후 3년 동안 연 5~6%씩 가파르게 회복하는 패턴이었다. 반면에 이번 침체 이후 미 경제는 2010년 3%, 2011년 1.7% 정도 성장했을 뿐이다. 올 예상치는 2% 수준이다.

 그 바람에 3차 양적 완화(QE)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3차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는 지난주 올 3월 미 중앙은행 공개시장정책위원회(FOMC) 회의록 후 한풀 꺾였었다. 경기가 추가로 돈을 풀 정도로 나쁘진 않다는 판단이 나와서다. 유동성 장세를 기대했던 미국·유럽 주가가 급락했다.

 스워겔 교수는 “3월 고용 사정만으론 버냉키가 양적 완화를 결심하진 않을 것”이라며 “그는 4~5월 경제 흐름을 살펴본 뒤 6월에 양적 완화 여부를 결정할 듯하다”고 말했다. 올 6월은 단기 국채 매도-장기 국채 매입(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이 끝나기 직전이다.

 미 경제가 다시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는 와중에 중국 경제의 올 1분기 성적이 공개된다. 중국 정부는 12일 경제 성장률을 발표한다. 서방 전문가들은 8~8.4%를 예상한다. 앞서 9일엔 중국 물가 수준이 드러난다. 물가와 성장률 결과에 따라 올 세계 경제 흐름과 중국 정부의 대응을 가늠해볼 수 있다.

‘뜨거운 한 주’가 될 이번 주 경제 이벤트

9일 中 3월 소비자물가(3.4%), 日 2월 국제수지

10일 中 3월 무역수지, 日 통화정책회의, 벤 버냉키 美 FRB 의장 금융안정성에 대해 연설 / 美 어닝 시즌 개막-알코어 실적 발표

12일 구글 실적 발표

13일 中 1분기 성장률(8~8.4%), 美 3월 소비자물가(0.3%) / JP모건·웰스파고 실적 발표

※주요 국가와 기업의 경제 지표 발표 일정, ( )는 예상치
자료 : 톰슨로이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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