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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 궁금한 외국인, 동화사로 모십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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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대구시 도학동 팔공산 동화사의 ‘국제 관광 선 체험관’이 다음달 1일 개관한다. 동화사 관계자들이 29일 체험관 내 영상 전시물인 ‘십우도(十牛圖)’의 작동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총 10점으로 이뤄진 십우도는 인간이 불성(佛性)을 찾아가는 과정을 목동이 소를 기르는 과정으로 비유해 표현한 그림이다. [프리랜서 공정식]

29일 오전 대구시 동구 도학동 동화사. 팔공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통일약사여래대불(통일대불) 아래 지하공간의 문이 열려 있다. 들어가 보니 8각형의 공간 벽을 따라 불경인 ‘묘법연화경’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부처님의 발과 부처상, 소원지를 거는 코너도 있다. 스님과 신도들이 진열대와 나무 바닥을 닦는 등 막바지 정리작업이 한창이다.

 동화사 ‘국제 관광 선(禪) 체험관’의 모습이다. 이곳이 다음달 1일 문을 열고 관광객을 맞는다. 참선을 주제로 한 관광시설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체험관은 2011년 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건립이 추진됐다. 우리의 정신문화인 참선을 ‘한류’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동화사는 2009년 10월 통일대불 지하 2710㎡에 체험관을 착공했다. 사업비는 국비·대구시비와 자체 예산 등 110억원. 하지만 지하 환기시설과 방수공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 기간이 많이 늘어났다. 선 체험관은 선 체험관과 선 수련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체럼관 옆 수련원은 아직 건립 중이다. 올 11월 모두 완공된다.

 선 체험관에 들어서면 지난해 동화사 측이 복원한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을 만날 수 있다. 대장경(불교경전을 모은 전집)이 인도에서 시작돼 우리나라로 전파된 과정과 다양한 대장경 인경본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실된 초조대장경의 복원본을 볼 수 있다. 초조대장경은 거란의 침략을 불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1011년(고려 현종 2년) 조판이 시작돼 1087년(선종 4년) 완성됐다. 이후 대구 부인사에 경판이 보관되다 몽골군의 침입으로 1232년(고종 19년) 불탔다. 목판에 글자를 새기고 경전을 인쇄하는 체험도 가능하다. 선 문화관에는 선이 무엇인지 소개하고, 정진의 터에서는 ‘십우도(十牛圖)’의 영상을 통해 진리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참선을 체험하는 ‘명상의 터’다. 참선자세·호흡법·얼굴자세·손자세 등 참선 방법이 그림으로 소개돼 있다. 옆방으로 가면 바위와 굴 등을 모형으로 만든 참선 장소가 나타난다. 30여 명이 굴 속이나 바위 위에 앉아 참선을 해 볼 수 있다. 물소리와 새소리 음향이 산에서 수련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다도를 체험할 수 있는 코너도 설치돼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코너마다 영어로도 설명을 해놓았다. 동화사 부주지 능도 스님은 “외국인이 한국의 정신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체험관이 팔공산의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대불·선 체험관에다 인근의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방짜유기박물관을 연계하면 하루를 묵을 수 있는 있는 관광지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통일약사여래대불=1992년 11월 동화사 경내에 세워진 높이 33m의 국내 최대 석조 불상. 통일의 염원과 팔공산의 전통신앙인 약사신앙(건강과 행운 기원)의 의미가 합쳐진 명칭이다. 불상을 보려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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