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의 오른손이 또다시 수난을 겪고 있다. 박 위원장에겐 손을 꽉 쥐고 포옹하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을 시도하는 50대 이상의 지지자들이 많다. 그래서 그의 오른손 통증은 여러 사람과 악수를 하다 얻은 ‘직업병’인 셈이다. 통증은 2004년 총선 때 처음 ‘발병’했다. 당시 그는 붕대를 감고 다니면서도 적극적으로 시민들과 악수하는 ‘붕대 투혼’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른손으론 정상적인 악수를 거의 하지 않는다. 통증이 악화돼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인 듯하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일부 유권자들은 “왜 악수를 안 해주나” “손 한 번 잡아보려 여기까지 왔는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한다. 박 위원장은 그럴 때마다 ‘왼손 악수’를 청하곤 한다. 특히 몸집이 큰 남성들이 손을 건넬 때는 “제가 오른손이 좋지 않다.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한 뒤 왼손을 건넨다. 첫 유세에 나선 29일 영등포구 지하철 대림역 입구에선 시민들에게 왼손을 먼저 건네고 나중에 오른손으로 감싸 쥐었다. 지지자들과 취재진에 둘러싸여 발걸음을 옮길 때도 늘 오른손을 몸 쪽으로 바짝 당기고 틈이 날 때마다 주물렀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박 위원장의 ‘오른손 엄호’에 나섰다. 남경필(경기 수원병) 후보는 박 위원장 옆에서 “대신 악수해드리겠다”며 ‘악수대행’을 자처하기도 했다. 경호원들도 박 위원장의 오른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관계자는 “하루 수백 명의 시민들과 악수를 하는 박 위원장은 유세가 끝나면 손이 부어올라 매일 밤 얼음찜질을 한다”며 “최근에는 시간을 쪼개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다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