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일 시행 의료분쟁조정제…무력화 투쟁하겠다는 노환규

중앙일보

입력 2012.03.28 03:00

업데이트 2012.03.28 03:00

지면보기

종합 12면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으로 당선된 노환규(50·사진) 전국의사총연합 회장은 의료계 일각에서 ‘무데뽀’로 불린다. 2009년 전국의사총연합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의사 권익 증진을 주장하며 강한 목소리를 내 왔다. 현 경만호 의협 회장, 정부, 한의사·약사 등과 충돌이 잦았다. 하지만 이번 회장 선거에서 노 당선자는 예상을 깨고 큰 표차로 이겼다. 예전보다 주머니가 팍팍해진 젊은 의사들이 많이 지지한 결과다. 의협은 의사 9만여 명이 회원이다.

 의료계에서는 노 회장의 당선으로 정부와의 갈등이 더 심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실제로 그는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선택의원제 거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 당선자는 이날 회장업무 인수·인계 작업을 시작했고 5월에 임기(3년)가 시작된다. 노 회장은 “당선자 신분으로 보건복지부에 선택의원제 시행 조건 재협상을 제안한다”며 “의사들이 우려하는 내용이 수정되지 않으면 다양한 방법으로 단체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방식대로 의료분쟁 조정제도가 시행된다면 의사들이 조정에 응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문화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회원들이 나를 뽑아준 이유”라고 주장했다.

 다음 달 1일 시행을 앞둔 선택의원제(만성질환관리제)는 고혈압·당뇨 환자가 동네의원 한 곳을 지정해 다니면 진료비를 10%포인트(회당 900원) 할인해 주는 제도다. 또 8일부터 시행되는 의료분쟁조정제는 의료사고가 나면 공익기관인 중재원에서 진료기록을 조사해 환자와 병원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20년 논란 끝에 만들어진 제도다. 노 당선자 말대로 의사가 두 제도를 거부하면 유명무실해진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김원종 보건의료정책관은 “재협상은 없다”고 밝혀 적잖은 마찰이 예상된다.(※는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선택의원제는 현 의협 집행부가 정부와 합의했다.

 “현 집행부가 참여한 결정은 대표성이 없다. 거의 모든 의사가 반대했다. 지금이라도 만성 환자가 어느 병원에 가든 진료비 할인 혜택을 주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복지부는 이렇게 할 경우 건보 재정압박이 심해진다고 반대한다.)

 -재협상이 가능한가.

 “세상에 불가능한 것은 없다. 안 되면 단체 행동과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

 -회장으로서 역점 사업은.

 “의사들은 진료 수가(酬價·의료행위 가격)가 원가 이하라고 하고, 국민들은 의사들이 잘 먹고 잘 산다고 한다. 편법과 불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의사들이 가짜 재료를 쓰거나, 재활용하거나, 다른 걸 로 덤터기를 씌우는 식이다. 이제는 이런 걸 드러내서 국민들이 먼저 ‘바꾸자’고 말할 수 있게 하겠다.”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을 비판했는데.

 “무상의료를 하려면 영국식으로 제대로 해야 한다. 영국은 국가가 돈을 다 낸다. 의대생 학비까지 대준다. 그러려면 병원을 국가가 인수해야 한다. 의료에 세금을 왜 안 쓰나.”

 -전의총은 지난 2월 강용석 의원이 제시한 MRI 사진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인 주신씨의 것이 아닐 것이라고 판독했다.

 (※그 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MRI 공개 재촬영에서 주신씨 것이 맞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금도 우리 판단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 사진만 봐서는 육체노동을 많이 하거나 운동선수의 몸이라고 볼 수 있다. 주신씨가 아주 예외적인 경우였다.”

◆노환규=연세대 의대·대학원을 졸업한 흉부외과 전문의. 연세대 심장혈관센터 전임의와 아주대병원 흉부외과 조교수, AK존스의원 원장, ㈜핸즈앤브레인 창업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2009년엔 전국의사총연합을 만들어 정부 정책과 의사협회 집행부에 대한 비판에 앞장섰다. 지난해 12월 의협 대의원총회에서는 경만호 회장에게 불만의 표시로 계란과 액젓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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