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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된 닷컴 근로자 '경매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닷컴사의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형세가 더욱 악화돼왔다. 웹 기업을 유인하는 것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닷컴사들이 수지를 맞추기 위해 분투하는 동안 구직은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근로자들에게 더욱 어려운 과정이 돼버렸다.

카렌 디제수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구직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진 나머지 자신을 이베이의 경매 대상으로 올려놨다.

10월 31일 그녀의 명단은 ''닷컴 직원''으로 등록됐다. 이 명단에는 ''지칠 줄 모르는 정력적인 닷컴 직원 -컨텐츠 전문가- 판매''라고 기록돼 있다.

"참신하고 진취적인 뉴욕시 닷컴사들의 구매 대상. 열심히 일하고 혁신적이며 뛰어난 이력서와 일류급 신원 보증인들 갖춤. 조정, 지휘, 경영 등 많은 직함 보유. 느긋한 성격의 인정받은 기술인. 당장 그런 일꾼을 얻으시길."

"능력있는 닷컴사들은 뉴욕시 행정 구역에 자리잡게 될 것이며 재배치 패키지를 갖고 다양한 혜택과 경쟁력 있는 급여를 제공하며 엄청난 분량의 업무와 자극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좋은 집을 마련해줄 것이다. 지금 당장 신청 가능!"

해고가 상황을 역전시킨다

이베이 대변인은 이 사이트가 전문 서비스를 위한 몇 개의 항목들을 갖고 있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눈에 띄는 증가나 감소 현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지칠 줄 모르는 정력적인 닷컴 직원 -컨텐츠 전문가- 판매. 참신하고 진취적인 뉴욕시 닷컴사들의 구매 대상으로 적합.'' -- 이베이 광고 중에서

한 때는 직업을 구할 때 자기 의견을 관철시킬 수 있었던 닷컴사 직원들은 인터넷 기업의 침체와 더불어 이제는 고용주들에게 굽실거릴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대참사는 실리콘 밸리에서부터 실리콘 앨리에 이르기까지 전지역을 관통해왔다.

지난해 12월부터 2만 2267개의 일자리 감소가 발표됐으며 직원 채용 기업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and Christmas)의 조사 대상이 된 274개 닷컴사의 16% 가량이 지난 12월 이후 도산했다.

사우스 플로리다의 한 인터넷 교육 회사에서 근무하는 디제수는 뉴욕 닷컴사에서 일자리를 찾아왔지만 헛수고였다.

그녀는 대기업들에는 구직 신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소규모 기업들은 그들이 확보한 직원들을 유지하는 것조차도 힘겨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지난 주 한 기업과 면담을 했지만 그 다음날로 그 회사가 파산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한다.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취했다. 기업들을 직접 방문하고, 친구들을 통해보기도 하고, 헤드헌터마다 찾아다니고, 몬스터닷컴(Monster.com)같은 사이트를 뒤지고, 심지어는 아주 작은 기업까지 찾았다. 이력서를 뉴욕 전역에 뿌리고 있지만 효과가 없었다. 절박한 시대가 절박한 방법들을 요구한다."

기억할 만한 음악을 교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온라인 경매 하우스를 이용한다는 디제수는 한 친구가 남자친구를 얻기 위해 광고를 내겠다고 농담삼아 말하는 것을 듣고 이베이 광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나는 직업을 찾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직 어떤 입찰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지만, 디제수는 뉴욕에 있는 기업들로부터 수없이 많은 e-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e-메일에는 "이것은 미친 짓이다. 당신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씌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편지에는 이력서를 보내줄 수 있습니까?''같은 내용도 있다. 아마 이번 광고는 이런 식으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다른 식의 편지는 받지 않았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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