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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제 이름을 들어는 봤대요…그런데 일본인으로 오해도 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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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팝·영화 OST 추천곡 37곡을 모아 편집 음반을 낸 이루마씨. “평소 시간이 날 때마다 팝과 가요를 몰아 듣지만, 작곡을 할 때는 영향을 받을까 봐 다른 노래는 일절 듣지 않는다”고 했다. [권혁재 사전전문기자]

“우리가 알고 있는, 또 모르는 노래들을 서로 공감하고 알아가며 음악을 사랑하는 친구 같은 사람으로 비쳤으면 해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34)가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을 모아 편집음반을 냈다. 팝·영화 OST 등 37곡이 수록된 ‘이루마 레코멘즈(Recommends)’다. 베스트 앨범을 낸 적은 있지만 추천곡을 모은 편집 앨범은 처음이다. 19일 그를 만났다.

 이씨에게 이번 음반은 ‘휴식’이다.

 “예전에 한 병원에 갔는데,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가 로비에서 피아노로 쇼팽의 ‘녹턴’을 연주하더라고요. 그렇게 취미로 음악을 하는 분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내가 음악인이란 사실이 싫어질 정도로….”

 이루마는 2001년 그의 노래 ‘왠 더 러브 폴스(When The Love Falls)’가 드라마 ‘겨울연가’에 삽입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광고·영화 음악 요청이 밀려들었다. 어느덧 음악은 그에게 일이 됐다. “직업상 듣는 음악이 아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찾아보고 싶었다”는 건 그래서였다. 2009년부터 2년간 KBS 1FM ‘세상의 모든 음악’을 진행한 것도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클래식을 전공하고, 연주 음반을 내니 제가 클래식만 들을 거라 생각들 하시더라고요. 사실 가요·팝도 예전부터 즐겨 들어요.”

 앨범은 두 장의 CD, 이루마가 각 곡에 대해 쓴 간략한 느낌과 가사가 담긴 64장짜리 책자로 구성됐다. 오아시스의 ‘라이브 포에버(Live Forever)’란 곡에는 “패션에 그런지 룩(grunge look)이란 게 있다. 몇 년 동안 한 번도 빨지 않았을 것 같은 허름한 청바지에 낡은 스니커즈. 오아시스는 내게 그렇다”고 소개했다.

 개빈 디그로의 ‘애니웨이(Anyway)’에는 “그냥 곁에만 있어도 미소 짓게 만드는 사람. 그런 사람을 닮은 노래”라고 적었다. 이밖에 마이클 잭슨·백스트리트 보이즈·레이첼 야마가타·앨리샤 키스 등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사랑받은 팝 명곡이 수록됐다.

 “사람들이 제 이름은 한 번씩 들어봤대요. 하지만 뭐 하는 사람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죠. 외모를 보고 일본 사람으로 오해하기도 하고. 결혼도 했으니 앞으론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해요. 하하”

 그는 미스코리아 출신 손혜임씨와 2007년 결혼했다. 탤런트 손태영씨가 처제, 톱스타 권상우와는 동서지간이다.

 이씨는 21일 독일 음악프로에 출연하기 위해 출국했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너의 마음 속엔 강이 흐른다(River Flows In You)’가 최근 독일에서 큰 인기라고 한다. 제시퍼 폭스란 독일 유명 음악인이 하우스 풍으로 편곡해 클럽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5월엔 7집 앨범도 나올 예정이다.

 “제 음악이 여러분 삶의 배경 음악이 됐으면 해요. 카페나 버스 안에서 제 음악이 흐를 때 여러분 인생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면 전 정말 행복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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