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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독서 코칭법

중앙일보

입력

자녀에게 책 읽는 습관을 붙여주고 싶으면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는 게 좋다.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하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유혹거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TV와 인터넷뿐 아니라 스마트폰·게임기·태블릿PC까지 움직이고 소리 나는 재미거리들이 널린 가운데 책을 꺼내 들고 진득하게 집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독서 습관은 부모가 들여주는 게 좋다”고 설명한다. 『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북하우스)의 저자 임성미 작가에게 ‘시키지 않아도 밤 새워 책 읽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비법을 물었다.

독서 환경 조성 보다 재미가 먼저

 많은 부모들이 ‘책 읽는 아이’로 만드는 첫 단계로 ‘환경 바꾸기’를 떠올린다. 거실을 서재로 바꾸고 TV와 컴퓨터를 없애는 것 등이다. 임 작가는 “독서의 재미를 일깨워 주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환경을 아무리 바꿔도 ‘게임보다 지루한 책 읽기’에 아이가 스스로 관심을 갖고 도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책과 담을 쌓고 지낸 아이라면 글 읽기도 익숙지 않아 혼자 책을 읽으며 내용을 파악하는 게 만만치 않다. 임 작가는 “부모가 직접 아이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라”고 권했다. 소리 내어 읽어주기는 자녀가 만 5세 무렵에 문자를 깨우친 뒤부터 꾸준히 해야 할 독서 코칭 방법 중 하나다. 하루 20분 정도 꾸준히 읽어주면 독서의 재미를 느끼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단순하게 책 내용을 읽어주는 방법이다. 아직 글 읽기에 서툰 유아나 책 읽기를 아주 싫어하는 아이에게 권할만하다. 아이의 눈이 부모가 읽어주는 책 페이지에 고정되게 하는 게 관건이다. 엄마의 목소리를 귀로 들으면서 눈으로는 책 속의 문장을 따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듣는 즐거움과 읽는 즐거움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책 읽는 속도를 빠르게 향상시켜 준다.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낱말의 정확한 발음과 의미 단위로 띄어 읽는 법 등을 저절로 습득할 수 있다.

어려운 낱말 나오면 “무슨 뜻일까?”

 두 번째 방법은 소리 내어 읽어주면서 생각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글을 읽는 동안 떠오르는 생각을 큰 소리로 말해줌으로써 어떻게 책을 이해하고 사고하는지 시범을 보이는 방법이다. 일례로 『심청전』을 읽다가 심청이 연꽃에서 나오는 장면에서 잠시 멈추고, “연꽃은 절에서 자주보는 꽃인데, 더러운 진흙에서 아름답게 피어나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세상의 더러움을 씻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자주 사용한단다”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글을 읽다 어려운 낱말이 나오면 책 속에서 의미를 유추해본다. “흥청망청? 이게 무슨 뜻이지? 아, 이 부분을 다시 읽어보니까 돈을 절약하지 않고 마구 쓰는 것을 뜻하는구나”라고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면 된다. 이렇게 먼저 책 소에서 낱말 뜻을 찾아본 뒤 나중에 사전을 찾는 시범을 보여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책에서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면 “세상에나, 주인공의 행동을 보니 마음이 찡하다 ?. 그렇지 않니?”라고 느낀 점을 표현하고 중요한 부분에서는 “밑줄을 그어놓고 다음에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짚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임 작가는 “소리 내서 책을 읽어주는 두 가지 방법은 자녀에게 책 읽기의 재미를 일깨워주는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시범을 한 두 번 보여주고 금방 독서 습관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도 말했다. 아이가 책 내용에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책을 집어들 때까지 꾸준히 코칭을 지속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Tip 부모의 ‘소리 내서 책 읽기’ 코칭 방법

- 자녀가 글자 깨친 만 5세 무렵부터 초3때까지 하루 20분 이상 읽어준다.
- 부모가 읽는 책 내용을 아이는 눈으로 따라 읽게 한다.
- 책을 읽어주다 떠오른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해 책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고하는지 시범을 보인다.
(책 내용과 연관된 과거 경험 들려주기, 어려운 낱말 의미 유추하기, 감동적인 장면에서 느낀 점 이야기하기, 중요한 부분 짚어주기)
- 아이가 독서 습관이 잡힐 때까지 꾸준히 읽어준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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