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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작고 만만한' 모바일 폰 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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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모바일 폰 제조업체들은 수많은 기능을 가진 최고급 장치들을 끊임없이 대량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혹시 그들이 실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부진한 판매, 네트워크 지원 부족, 상존하는 대역폭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폰 제조업체들은 멋들어진 것과 필요한 것 사이의 간극을 점점 넓혀가면서까지 새롭고 기능이 많은 핸드셋을 끊임없이 생산해내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새로 고안한 값비싼 전화와 그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 확산이 제조업체들을 긴장시키면서 결국은 무선 통신 개발을 방해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정작 사용자들은 이런 값비싼 전화와 관련 애플리케이션들을 원하지 않으며 이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더욱 적다.

휴대폰 창안자이며 스마트 안테나 제조업체 어레이컴(ArrayComm Inc.)의 CEO인 마틴 쿠퍼는 "우리 업계는 그동안 과대광고에만 치중해왔다. 지금까지 유용한 무선 접근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에릭슨 텔레폰(LM Ericsson Telefon AB)과 모토롤라는 최근 부진한 핸드셋 판매로 곤란을 겪어온 회사들로 기술적으로 발전된 모델을 계속 강매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산업 관측통들은 이 기업들이 그들의 다른 사업, 즉 인프라 하드웨어와 실리콘 혁신에 각각 초점을 맞추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포리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 Inc.) 애널리스트인 마크 조하는 "이 두 기업들은 분명 수익을 높이고 싶어하는 것 같다. 핸드셋 시장은 점차 상품화 돼가는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체는 소형 장치 선호

이런 생각은 전화 제조업체들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일례로 에릭슨은 올 연말에 R380을 내놓을 계획이다. R380은 거의 장비의 총 길이를 차지하는 LCD 화면을 갖고 있는 플립형 전화다.

심비안의 에포크(Epoc)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이 전화는 필체 인식 기술과 로터스 디벨롭먼트(Lotus Development Corp.)의 노츠 및 MS의 익스체인지와 동기화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하게 될 것이다.

R380은 3만 9015개나 되는 기호와 일련의 데이터 중심적 특징들을 가진 단문 메시지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 초 에릭슨은 R520을 출시할 계획이다. R520은 광범위한 첨단 기술을 지원하는 회로 전환(circuit-switched) 전화다.

이 전화가 지원하는 첨단 기술에는 장비들이 단거리에서 서로를 인식하고 통신할 수 있게 하는 블루투스, 기존 버전에 비해 더욱 포괄적인 보안과 더 나은 그래픽을 제공하는 WAP 버전 1.2, GPRS(General Packet Radio Service) 네트워크 지원 등이다.

이 회사는 초소형 블루투스 가능 이어폰도 출시할 예정인데, 이 제품을 사용하면 손을 사용할 필요 없이 무선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런 장비들은 모두 500달러 이상을 호가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네트워크의 데이터 컴포넌트인 GPRS는 주로 유럽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자바 지원 무선 전화 준비중

모토롤라의 경우,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자바2 마이크로 에디션(Java2 Micro Edition.)을 지원하는 무선 전화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자바2 ME 사용자들은 무선으로 웹에서 전화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된다.

이 전화는 약 64Kbps의 트랜잭션을 위한 패킷 전환(packet-switched)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이런 특징은 오늘날 대부분의 회로 전환 네트워크에서는 사라진 것으로, 이 네트워크에서는 평균 10Kbps 정도에 불과한 트랜잭션을 지원한다.

하지만 에릭슨과 모토롤라가 진보된 핸드셋을 발표함으로써, 고속 무선 네트워크에 대한 전망은 전자파 스펙트럼과 표준에 얽힌 싸움으로 인해 계속 지장을 받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제조업체들이 계속 출시하는 것 사이의 불일치는 벤더들의 순익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판매 및 생산 규모를 대량으로 유지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는 에릭슨은 3/4 분기에 41억 크로나(4억 1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지난 주 발표했다.

이런 실적은 작년 같은 분기의 6억 1900만 크로나(6120만 달러)의 손실과 비교된다.

에릭슨 제품 매니저인 라스 닐슨은 "대체품 시장은 우리의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에릭슨은 또한 이런 손실의 일부는 지난 3월 뉴멕시코 공장 화재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에릭슨 관계자들은 지난 주 회사측이 스웨덴 컬마 및 미국 버지니아 린치버그에서의 모바일 폰 생산을 중단시키고 남미와 아시아로 생산지를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컬마 공장은 이제 GSM 라디오 장비를 생산하게 되며 버지니아 공장은 매각될 것이라고 한다.

모토롤라는 이 달 초 저조한 3/4 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3/4 분기에 휴대폰 주문량이 23%나 하락했다고 한다. 그 결과 모토롤라 통신부문 책임자가 사임했고, 내년까지의 수익 예상률을 낮춰버렸다.

유일하게 유망한 회사, 노키아

현재 손해를 입지 않고 있는 유일한 주요 핸드셋 제조업체는 노키아다. 단순하고 작은 노키아 전화는 특히 유럽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어레이컴의 쿠퍼는 "이 사업에서는 크기와 무게가 아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972년 휴대폰을 발명했던 인물.

하지만 무선 공중파는 무선 금융부터 브리트니 스피어즈 무선 채팅 그룹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덤벼들면서 매 주마다 수백 번의 언론 발표를 하는 벤더들에 의해 흐려지고 있다.

한편 PDA 제조업체들과 전화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명확해질 때까지 전화, PDA, 그리고 이 양자를 결합시킨 제품을 모두 제조하고 싶다고 거듭 밝혔다.

포리스터의 조하는 출시되고 있는 많은 신 장비들이 과잉 상태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더 빠른 네트워크를 필수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두 가지 기술에 대해서 만큼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대량 생산될 수 많은 제품들의 출현을 예상하고 있다. 위치에 근거한 기술은 새로운 칩셋을 필요로 할 것이며, 블루투스 역시 그럴 것이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전화의 평균 수명은 지금과 같은 18개월이 아니라, 약 12개월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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