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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고섬과 달라 …실적으로 답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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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해 안타깝다.”

 거래소가 지난 7일 개최한 ‘중국기업 합동 설명회’(IR)에 참가한 최고경영자(CEO)들의 하소연이다. 한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대부분 기술력이 높은 업종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 내수용 제조업체가 많아 중국 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IR에 참석한 기업 중 하나인 중국식품포장도 그렇다. 이 회사는 중국 내수 음료용 캔 시장의 5%를 점유한다. 미국의 1인당 연간 캔 소비량은 295캔인데 반해 중국은 11캔에 그친다. 골드먼삭스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국 캔 시장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상장 이후 성장률이 3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건강식품 업체인 차이나킹 역시 연평균 매출이 50% 이상 늘고 있다. 그 때문에 이들은 “유망한 중국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한국에도 이익”이라고 주장한다.

 
 -투자자에게 가장 내세우고 싶은 점은.

 “성장률이 높다는 점이다. 매년 매출이 60%씩 늘었다. 지난해 3월에는 골드먼삭스에서 전환사채(CB) 형태로 1000만 달러의 투자도 받았다. 3%였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에는 12%가 됐다. 중국에는 시장점유율이 5%를 넘는 기업이 별로 없다.”

 -왜 한국 증시에 상장했나.

 “홍콩이나 선전 증시로 가지 왜 한국에 왔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거기 가려면 4~5년 기다려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한국이 빨랐다. 제때 투자를 받아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양쯔강 이북의 중국 기업에는 한국 증시가 상하이나 선전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규제도 덜 하다. 우량한 기업이 상장해 좋은 선례를 남기면 한국 내 일자리도 늘어나고 중국과의 관계도 더 좋아질 것이다.”(송요신 중국식품포장 부회장)

 -한국 투자자는 중국 기업에 대해 여전히 불안해 한다.

 “완리 상장 전후로 고섬 사태가 터졌다. 그 영향으로 공모가를 4100원밖에 받지 못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나아졌다고 본다. 투자자들이 중국 현지 공장을 둘러보고는 ‘완리 제품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으니 앞으로는 재평가를 받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한국인 사외이사를 2명 뒀고, 산업은행도 투자했기 때문에 그나마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우뤠이비아오 완리인터내셔널 사장)

 -기관투자가 미팅에서 많이 나온 질문은.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지 제일 궁금해했다. 또 회계 투명성과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우리도 이런 점을 이해하고 가능한 조치는 다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이 이뤄졌나.

 “회계법인을 한국 회사로 바꿔 우리 회사를 직접 실사하게 했다. 또 한국인 사외이사 선임도 추진하고 있다. 투자자가 언제든 직접 방문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회사에 대한 불신도 없어지고, 기관도 적극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린진셩 차이나킹 사장)

한영익·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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