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터뷰] 이명철 신임 가천대길병원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이명철 신임 가천대길병원장은 “변화와 혁신으로 21세기 최고의 고객만족병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큰일을 내겠다.” 이달 취임한 이명철(64) 가천대길병원장의 포부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였던 그는 2년간 가천대 메디컬캠퍼스(의대) 부총장도 겸직한다.

 3월은 경원대와 가천의대가 통합해 가천대로 출범하는 달이다. 가천대는 새로운 도약의 출발선에서 두 요직의 수장으로 이명철 병원장을 택했다. 그의 철학인 ‘창의적 도전’이 가천대 길병원의 비전 ‘베스트21’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베스트21의 골자는 ‘최상의 진료와 첨단연구로 신뢰와 존경을 받는 21세기 최고의 고객만족병원을 이룩한다’이다.

 이명철 병원장은 “창의는 변해야만 가능하다. 변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장은 꾸준히 성장한 가천대길병원이 일류 병원으로 올라서려면 지금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독수리는 최대 70년까지 산다. 단 조건이 있다. 40살쯤에 너무 늙어 먹이를 잡지도 먹지도 못하면 낡은 발톱과 부리를 바위에 때려 부러뜨린다. 그 자리엔 새 발톱과 부리가 자란다. 오래되고 뻣뻣해진 깃털도 뽑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30년을 더 살고, 그렇지 못하면 굶어 죽는다.”

 이 병원장은 가천대길병원의 도약을 위해 임기 동안의 비전으로 ‘빅 길(BIG GIL, 큰 길)’을 제시했다. BIG은 이익(Benefit), 혁신(Innovation), 세계화(Global)의 이니셜을 딴 것이다. GIL은 세계화(Global), 상생(Interaction), 리더십(Leadership)의 첫 글자를 모았다. 이 병원장은 “‘빅 길’은 혁신을 통해 사회와 국가의 이익을 꾀하고, 병원과 대학의 세계화를 위해 상생하는 리더십을 키우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 병원장은 이 같은 비전을 실현해 가천대길병원을 아시아의 허브 병원으로 키운다는 생각이다. 그는 가천대길병원은 이미 비전 달성을 위한 인프라를 갖췄다고 평가한다. 그가 병원장 자리를 수락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명철 병원장은 “의료계에 BT(바이오기술), IT(정보기술), NT(나노기술)를 융합한 융합기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길병원, 뇌과학연구소, 암당뇨연구소, 바이오나노연구원을 갖춘 가천대는 이미 융합기술 개발을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병원장은 가천대길병원을 ‘교육·연구중심 병원’으로 만들 방침이다. 그는 특히 의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병원장은 “의대가 교육·연구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이를 근간으로 병원의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철 병원장은 연구·교육 전문가다. 그는 핵의학 분야 국내 1호 의사다. 핵의학을 처음 도입해 발전시켰다. 2000년엔 세계핵의학회장을 지냈다. 그의 노력이 밑거름이 돼 국내 핵의학의 세계적 지위는 톱3에 들었다.

 이명철 병원장은 의료계에서 소문난 마당발이다. 관리하는 전화번호가 수천 개다. 이 병원장은 전문분야가 아닌 사람·단체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 인적 네트워킹과 소통의 고수인 셈이다. 이 병원장은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면 못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진취적인 이명철 병원장의 취임이 결정된 뒤 가천대길병원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장은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은 호랑이 같다고 한다. 하지만 내 진짜 별명은 꽃사슴이다. 나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한다”며 웃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