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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넘어 미군 입대 한인 "한국 군대보다 훨씬 쉬워요"

미주중앙

입력

가족과 휴가를 보낸 뒤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 부대로 복귀한 이인만씨.

이인만씨. 올해 만 42세. 현재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에서 보급병으로 복무 중이다. 입대한 지 꼭 1년이 됐다. 며칠 전 가족들이 있는 오렌지카운티 사이프레스로 휴가를 나와 꿀맛 같은 휴가를 보낸 뒤 귀대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늦은 나이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군입대 결심은 잘 한 것 같습니다. 후회 없습니다."

표정도 밝았고 목소리도 씩씩했다. 가족(부인 16살 아들 13살 딸)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것만 빼고는 큰 어려움은 없단다. 연간 휴가가 한 달이나 돼 가족 재회도 자주 하는 편이다.

이씨가 군입대를 노크한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에서였다. 2009년 말 취업 이민으로 미국땅을 밟았지만 모든 게 헝클어졌다.

한국에서 출판업계에 일하다 LA의 관련 업체와 연결돼 취업을 약속받고 왔지만 갑자기 기울어진 경제사정 때문에 고용이 불가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미국땅을 밟자마자 졸지에 백수가 되는 바람에 1년을 꼬박 놀았다. 일자리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다.

한국서 가져왔던 돈은 밑빠진 독에 물붓듯 빠르게 메말랐다. 1년 여 만에 가져온 돈을 거의 다 쓰고 입에 풀칠하는 게 걱정스러울 지경까지 됐다. 그러던 중 우연히 모병 광고를 보게 됐고 2010년 10월 신체검사를 거쳐 입대 결정을 받았다.

군입대 나이 제한이 35세로 하향 조정되기 바로 직전이라서 막판 턱걸이를 한 셈이다.

"막상 입대를 한다고 하니 딸은 펑펑 울면서 가지 말라고 매달려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아내는 내 결정에 따르겠다며 역시 눈물짓고…아들 녀석은 아버지의 도전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격려해주더군요."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상태였지만 입대 후 6개월간 영어교육을 받았고 기초훈련을 거쳐 지금은 보급병으로 근무하는데 이미 복무했던 한국 군대보다는 훨씬 쉽다고 했다.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막상 도전하고 나니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살면서 어려움은 항상 닥치겠지만 마흔을 넘겨 군생활에 도전한 각오로 헤쳐나간다면 다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요."

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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