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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도 65명 낙방 … 충북학사 경쟁률 9대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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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충북학사. 충북도가 도비를 들여 교통이 편리한 이곳의 부지를 확보해 2009년 새로 지었다.

지난 14일 충북도청 행정부지사실. 박경국 행정부지사와 도청 관계자가 모여 충북출신 수도권 대학 재학생들이 공부하는 충북학사의 입사(入舍)생을 뽑는 선발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올해는 80명 정원에 747명이 지원해 9.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경쟁률이 8.3대 1이었다. 선발 과정의 가장 큰 배점은 성적이다. 하지만 학생의 가정형편이나 학교 비율도 고려한다. 올해 입사생의 선발 기준은 성적 75%, 생활 형편 25%로 정했다. 지난해는 성적이 80%였지만 어려워진 경제여건을 감안해 생활 정도 비중을 높였다. 심사 결과 남학생 47명, 여학생 33명이 충북학사의 새 식구가 됐다. 학교별로는 서울대가 15명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 12명, 연세대 11명 등 순이다. 서울대 학생은 80명이 지원했지만 15명만 입사 자격을 얻었다.

 충북학사의 인기 비결은 크게 세 가지다. 저렴한 사용료와 편리한 교통, 공부하는 분위기다. 충북학사는 한 달에 15만원만 내면 숙식이 모두 해결된다. 대학가 하숙집의 3분의 1 수준이고 원룸 월세의 절반도 안 된다. 도시락을 싸갈 수 있어 점심값도 아낄 수 있다. 충북학사는 지하철 2호선과 9호선 당산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대학이 밀집한 신촌이 지하철로 세 정거장이다. 강남으로 연결되는 9호선도 있어 고향에 내려갈 때 편리하다. 국가고시 합격생과 대기업 취업자를 많이 배출한 것도 충북학사의 인기 비결이다. 20여 년간 사법고시 26명, 행정고시 14명, 기술고시 4명, 공인회계사 24명, 변리사 3명, 세무사 2명, 입법고시(국회) 1명의 합격생을 냈다. 삼성과 현대, LG, SK 대기업과 공기업에도 1500여 명이 취업했다. 충북학사는 매년 고시합격자를 초청해 후배들에게 학습방법과 경험담을 들려주는 시간을 갖는다. 후배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서다.

 충북학사는 1992년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처음 문을 열었다. 그동안 규모가 작고 교통이 불편해 신축과 이전요구가 많았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2009년 도비 396억원을 들여 영등포구 당산동에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의 충북학사를 신축했다. 정원은 356명이다. 충북학사는 설계 때부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2인 1실의 방 크기(30㎡)를 늘렸고 방마다 화장실과 샤워장도 갖췄다. 각 층마다 세탁실과 공동휴게실도 만들었다. 9층에는 30여 개의 기구를 갖춘 헬스장도 있다.

 이곳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혜택이 있다. 학사 내에서 활동하는 동아리에 회원 한 사람당 매년 2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한다. 입주 후 2학기 연속 성적이 평균 B학점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4년 내내 생활할 수 있다. 복학생도 재입주를 신청할 수 있다.

 충북학사 최종훈 사감팀장은 “지역사회 인재를 길러내는 데 충북학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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