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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장은 계열사 CEO 독대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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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이재용 사장

이재용(44) 삼성전자 사장의 경영 행보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 사장은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이자 삼성전자의 최고운영책임자(COO)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요즘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개별 접촉 중이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각 기업의 주요 현안과 향후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조언을 구하고 있다. 이 사장은 그동안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핵심 간부들과 현안을 조율해 왔으나 이번처럼 CEO들과 개별적으로 연이어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삼성은 79개 계열사로 이뤄져 있으며, 이번 이 사장의 1차 회동은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는 30여 명의 CEO들이 대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는 이 사장이 삼성에 입사한 이래 처음이고, 간부들 사이에서는 이 사장이 취해 온 경영 활동 중 가장 큰 변화로 이야기된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일 삼성전자가 액정화면(LCD) 사업부의 분할을 속도감 있게 결정하는 데도 이런 변화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4월 삼성LED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역시 오는 4월 출범 예정인 삼성디스플레이에 편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일부 부품 사업을 삼성LED·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분사했던 2005년 이후 가장 큰 움직임으로 여겨진다. 이 사장의 연초 움직임과 이런 조직·사업 변화가 맞물려가는 것과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 COO로서 회사의 운영 현황을 파악하는 건 당연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2009년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COO에 오른 이 사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로 해외업체와의 큰 계약 성사 같은 대외협력 관계 일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 10월 팀 쿡 애플 CEO와 단독으로 면담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후 스마트폰·태블릿PC와 관련한 애플과의 특허소송전을 이끌기도 했다. 또 구본무 LG 회장을 예방하고,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면담하는 등 대외 활동의 폭을 넓혀 왔다. 하지만 사내 활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러던 이 사장이 올 들어 회사 내부 일을 많이 챙기고 있어 이미 이 사장의 위상에 변화가 생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초 신년회에서 이건희 회장과 같은 차를 타고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지난달 18일 신임 임원 만찬 자리에서 건배사를 하는 등 대표성을 띠는 모습을 보였다.

 이 사장의 역할 확대와 관련한 언급은 이건희 회장에게서 종종 나왔다. 2010년 12월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자리에서 당시 부사장이었던 이 사장에 대해 “(활동) 폭은 넓어지겠죠. 자기 능력껏 하겠죠”라고 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2) 현장에서는 “지금 열심히들 공부하고 있는데, 하는 것 보고 (자녀들의 역할 확대 결정을) 해야죠”라고 말했다.

COO(Chief Opera-ting Officer·최고운영책임자 ) 회장의 정책에 따라 회사 내의 일상적인 업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경영구조의 전문화를 꾀하려는 목적으로 2000년 전후 미국 기업들이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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