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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 전쟁 …경력란에 박근혜 쓴 사람 75명, MB는 1명도 안 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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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가운데)이 16일 공직후보자추천위원실로 들어가려는 정홍원 공천위원장(오른쪽)에게 말을 걸고 있다. 국회 정개특위에선 여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남해?하동을 경남 사천 지역구에 흡수통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여 의원이 반발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새누리당이 16일 4·11 총선에 공천을 신청한 973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공천심사에 착수했다. 명단을 분석한 결과 자신의 경력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한 직책이나 경력을 표기한 후보가 75명이나 됐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과 관련한 경력을 기입한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18대 총선 공천 때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새누리당이 여러 악재가 겹쳐 고전 중이라고 하지만 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엔 여전히 많은 신청자가 몰려 치열한 예선전을 예고했다. 서울에선 현역 의원이 공석인 강남을에 허준영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맹정주 전 강남구청장에다 비례대표인 이정선 의원 등이 가세해 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돈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의 지역구인 서초을엔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 상원종 전 국회 사무총장 직무대리,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등 10명이나 몰려 서울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정치 1번지’ 타이틀이 걸려 있는 종로엔 비례대표인 조윤선 의원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대결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남상해 하림각 회장 등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원희룡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양천갑(7명)에선 길정우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해진 전 특임차관, 박선규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배종덕 전 MBC PD 등 언론계 출신이 대거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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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에선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했던 나경원 전 의원과 비공개로 신청서를 낸 신은경 전 KBS 앵커의 공천 대결이 눈길을 끈다. 박성범 전 한나라당 의원의 부인인 신씨는 18대 총선에서 중구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해 나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강동을(7명)엔 현역 의원들의 대결이 벌어지게 됐다. 강동갑에서 김충환 의원이 이곳으로 건너오는 바람에 비례대표인 정옥임·윤석용 의원까지 현역 의원만 3명이 몰린 것이다. 용산(8명)에선 현역인 진영 의원과 비례대표 배은희 의원이 대결한다. 미래희망연대에서 건너온 노철래·김정·윤상일 의원도 공천을 신청하면서 각각 강동갑(임동규), 중랑갑(유정현), 중랑을(진성호) 등에서 이명박계 의원들과 맞붙었다.

 경기 의왕-과천에선 5선의 안상수 전 대표에게 40대의 교육기업 최고경영자(CEO)인 이재환 위즈아일랜드 대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천에선 박상은 의원이 현역인 중-동-옹진에 배준영 전 국회 부대변인, 이규민 세종대 석좌교수 등 8명이 몰렸다. 인천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선의 이경재 의원이 있는 서-강화을에서도 계민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비서실장, 안덕수 전 강화군수 등 7명이 경합을 벌인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과거냐 미래냐를 선택하는 선거다. 새 세상을 만들 사람을 제대로 공천한다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20일부터 부산을 시작으로 공천 신청자에 대한 현장 면접 심사에 들어간다.

◆1명 신청한 지역구 30곳=새누리당의 4·11 총선 공천 신청 결과 한 명만 공천을 신청한 단수후보 지역구는 30곳이었다. 새누리당엔 ‘불모지’인 호남을 빼곤 16곳이다. 16곳 중 9곳은 박근혜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혜훈(서울 서초갑)· 서병수(부산 해운대 기장갑), 윤상현(인천 남구을), 이학재( 서구-강화갑) , 유정복(경기 김포) 의원 등이 단수로 공천을 신청했다.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단수후보 지역의 경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조기 공천을 검토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 박근혜계 의원들은 경쟁 없이 ‘무혈입성(無血入城)’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973명 심사 착수… 고승덕의 서초을 10대 1, 강동을엔 현역 3명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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