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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벌써, 145㎞ … 박찬호 애리조나 홍백전 강속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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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박찬호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자체 홍백전에서 시속 145㎞의 강속구를 던져 건재를 과시했다. 대부분의 투수는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 스프링캠프보다 구속이 시속 5㎞ 정도 빨라진다. 사진은 지난 8일 스프링캠프에서 역투하는 박찬호의 모습. [연합뉴스]

한화 박찬호(39)가 국내 복귀 후 첫 실전 등판에서 시속 145㎞의 강속구를 던졌다. 박찬호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자체 홍백전에서 홍팀 선발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2피안타·1실점했다. 여덟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총 30개의 공을 던졌고, 2회 말 마지막 타자로 나선 내야수 임익준(24)에게는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출발이 좋았다. 박찬호는 1회 말 선두타자 강동우를 4구 만에 2루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학준과 고동진도 각각 3루 땅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2회 말엔 4번 타자 김태균(30)을 3구 만에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네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하지만 5번 타자 이대수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 양성우를 2루수 직선타로 잡아냈지만 포수 정범모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박찬호는 여덟 번째 타자 임익준을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외국인 투수 배스(30)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찬호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한 임익준은 “박찬호 선배의 기에 눌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메이저리그 17년 경험이 느껴지는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이 인상적이었다. 볼끝에도 힘이 있었다”며 박찬호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임익준이 특히 놀란 건 커브와 슬라이더의 경계를 넘나드는 변화구였다. 임익준은 “(시곗바늘)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커브가 들어온 다음에 1시에서 7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성의 공이 들어왔다. 코스도 다르고 구속 차이가 심해 그 공에 타이밍을 빼앗겼다”고 떠올렸다. 박찬호는 이날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컷패스트볼 등을 섞어 던졌다.

 최고구속이 시속 145㎞를 찍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민철(40) 한화 투수코치는 “오늘 피칭은 박찬호가 전력을 다한 것이 아니라 몸 상태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등판한 것”이라고 했다. 정 코치의 말대로 선수들은 아직 몸을 만들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17일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한 박찬호는 체력훈련과 불펜 피칭을 병행하다 지난 9일 처음으로 라이브 피칭을 했다. 라이브 피칭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등판한 실전 투구에서 100% 컨디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 스프링캠프에서의 구속보다 시속 5㎞ 정도 빨라진다. 정 코치는 “현재로선 한화 투수 중 박찬호와 유창식(20)의 페이스가 가장 좋다”며 박찬호의 첫 실전 투구에 합격점을 줬다.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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