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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좋은 한방차, 집에서 만들어요

중앙일보

입력

건강(말린 편강) 10쪽을 뜨거운 물에 3분 정도 담가뒀다 먹는 생강차는 감기에 좋다.

주부 박성연(33)씨의 아들 김지훈(3)군은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부쩍 감기가 늘었다. 병원을 가지만 그때뿐이다. 박씨는 근본적인 원인은 찾지 않은 채, 약만 먹이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이럴 때는 집에서 엄마표 한방차를 만들어 먹여볼 만하다. 김송이 잠실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을 쓴다”며 “한방차는 이런 의미에서 ‘약 같은 음식’이다”고 설명했다. 다섯 살 아이를 둔 김준현 거북이한의원 원장 역시 아이에게 한방차를 먹인다. 김 원장은 “감기에 걸리면 경기를 했는데, 약 대신 ‘시호(미나리과 식물)’를 차로 달여 주었더니 증세가 없어졌다”고 했다. 두 한의사가 증상별로 도움이 되는 한방차를 소개했다.

콧물·코막힘의 코감기- 노란 콧물을 흘리면 갈근차(칡차), 박하차가 좋다. 칡은 콧물이 누렇고, 입 냄새가 나고 코딱지가 잘 생기는 아이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칡차를 끓일 때는 먼저 칡(20g)에 납작하게 자른 생강 두세 쪽을 넣고 살짝 볶는다. 칡의 텁텁한 맛을 없애기 위해서다. 여기에 물(500mL)을 넣고 30~40분 정도 약한 불에 우린다. 꿀이나 흑설탕을 넣어 물처럼 수시로 먹게 한다. 칡차는 오래 두면 쉬므로 주의한다.

 콧물이 투명하다면 민들레차나 신이(목련꽃봉오리)차를 권한다. 싱싱한 민들레꽃을 따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하루 정도 밖에서 말린다. 팬에 살짝 볶아 뜨거운 찻잔에 2~3개를 띄워 먹는다. 신이는 꽃이 피기 전 하얀 것을 쓴다. 민들레차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고 두 차는 주로 아침에 마시게 한다.

 호흡기에 진액을 보강해주는 대추에 가벼운 염증을 가라앉혀주는 감초를 넣은 대추감초차도 있다. 씻은 대추(60g)와 감초(8g)를 물(2.5L)에 넣어 약한 불로 30분간 끓인다. 1회에 80~100mL 정도를, 하루 2~3회 따뜻하게 먹인다. 코의 감기 기운을 밖으로 밀어내주는 총백소엽차도 좋다. 총백(파뿌리, 3개)은 흰 부분만 썰어내고, 소엽(차조기잎, 3g)과 함께 물(1L)에 넣어 5~10분간 중불로 끓인다. 1회60~80mL 정도를 하루 2~3회 먹인다.

열 감기와 몸살감기-미열 감기를 오래 앓고 있거나 양약을 한참 먹어도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현삼차, 시호차가 좋다. ‘검은 인삼’ 현삼은 고열이 난 후 진액이 손상돼 목과 폐가 건조해지고 갈증을 느낄 때 쓴다. 현삼(10g)과 물(500mL)을 넣고 중불에 10분 정도 달인다. 물이 3분의 1로 줄면 흑설탕이나 꿀을 넣어 마신다. 시호는 목이 부어 열이 오르내릴 때 복용하면 좋다. 특히 밤에 열이 나다가 낮이 되면 괜찮아지는 것을 반복하는 아이에게 특효다. 깨끗이 씻은 시호(5g)를 꿀물에 담가 적신다음 살짝 팬에 볶는다. 물(200mL)을 넣고 3~5분 정도 끓인다. 따로 꿀을 넣지 않아도 구수하고 달달하다. 현삼차와 시호차는 저녁에 먹인다.

 춥고 떨리거나 열이 나며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면 해열·소염 효능이 있는 인동(로니세라)과, 코 속 열기를 풀어주는 연교(자목련꽃봉오리)를 함께 달여 먹게 한다. 뜨거운 물(200mL)에 인동등(인동 줄기, 3g)과 연교(2g)를 넣고 5분간 우려낸다. 한 번에100~200mL를 하루 2~3회 음용한다.

목감기와 기침 감기-기침이 잘 떨어지지 않을 때는 당귀천궁차, 천문동귤피차가 도움이 된다. 당귀와 천궁(각 10g)을 물(500mL)에 넣어 중불에 10분 정도 달이면 숭늉처럼 구수하다. 저녁에 먹는 게 낫다. 기침이 오래됐으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 달여 진하게 한다. 천문동귤피차는 밤 기침을 가라 앉힌다. 천문(4g)과 귤피(귤껍질, 4g)에 물(300mL)을 넣고 20분 가량 끓인 뒤 흑설탕을 넣어 쓴맛을 없앤다.

 박하차는 목 주위 열기를 풀어주고, 감기 기운을 밖으로 밀어내준다. 뜨거운 물(200mL)에 박하(4g)를 넣고 5~6분간 우려낸다. 생강차는 어떤 감기에도 두루 작용한다. 감기에 걸려 음식도 잘 못 먹고 목에서 ‘그릉그릉’ 소리가 나는 아이들에게 특히 좋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편강(편으로 자른 생강)을 설탕에 담가뒀다 1~2개월 뒤에 따뜻한 물에 타 먹인다.

※도움말= 거북이한의원 김준현 원장, 잠실 함소아 한의원 김송이 원장

<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촬영 협조=티 테라피 행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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