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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지역 케이크 공방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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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이다.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와 졸업과 입학을 축하하는 기념일이 많은 달. 마음을 주고 받는 날에 빠지면 섭섭한 것이 바로 케이크다.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케이크는 마술처럼 사람의 마음을 기쁘고 들뜨게 한다. 정성을 담은 나만의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천안 지역 케이크 공방을 소개한다.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에 있는 ‘내가 만든 美 케잌’에서는 특별한 요령이 없이도 손쉽게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 기본적인 장식을 더해 케이크를 만들려면 2만3000원 정도 소요된다. [사진=조영회 기자]

겨울방학 체험활동 숙제로도 활용

“엄마의 생신 선물을 고민하다가 케이크를 다시 만들게 됐어요. 제가 만든 케이크를 정말 맛있게 드셨던 기억이 떠올랐거든요.”

2일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에 있는 ‘내가 만드는 케잌 공방’을 찾은 신선아(17)양.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엄마에게 드릴 케이크를 만들었다. 신양은 친구인 장예진(17)양과 마주 앉아 키위와 딸기를 얹은 생크림 케이크에 어떤 메시지를 쓸까 궁리하며 소곤거리고 있었다. 신양은 “엄마께 제가 직접 만들었다고 하니까 처음엔 믿지 않으셨다”며 “서툴긴 하지만 제 취향대로 만들 수 있고 이니셜과 메시지를 쓸 수 있어 특별한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아산시 탕정면에 사는 최선희(35·여)씨는 12살과 8살 된 남매를 데리고 왔다. 겨울 방학 동안 아이들의 체험활동을 알아보다가 케이크 공방이 생각났다. 최씨는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재료를 모두 준비하자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번거로워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이곳에 오니 재료가 모두 준비돼 있어 간편하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고 케이크 사진도 찍고 즐거운 추억을 글로 써서 방학 숙제로 제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족 건강 위해 설탕 줄이고 견과류 듬뿍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홈 스위트 베이킹’에서는 매주 목요일마다 공개 시연이 열린다. 2월 첫 주에 만들어 본 케이크는 ‘티라미스 타르트’. 오희선(31) 대표가 레시피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자 공개 시연에 참여한 주부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행여 순서를 놓칠세라 열심히 메모도 하고 질문도 했다. 시연이 끝난 후에는 커피와 함께 맛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문성희(38·쌍용동)씨는 “배운 걸 잊어버릴까 집에 가자마자 만들어 본다. 케이크를 직접 만들면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내가 원하는 만큼 재료를 조절할 수 있어 좋다. 다이어트를 위해 설탕과 버터 양을 줄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 견과류를 많이 넣어 만들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시 신부동에 있는 ‘내가 만든 美 케잌’에 들어서면 벽면 가득 케이크 사진들이 걸려 있다. 이곳은 젊은 학생들이 찾아와 케이크를 자주 만든다. 100일 만남을 축하하는 것부터 친구들의 생일이나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케이크를 만드는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요즘에는 남학생들이 케이크를 만드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고 한다.

손쉽게 개성 살려 장식, 제과점 보다 저렴

꼭 배우지 않더라도 누구나 손쉽게 케이크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다. 케이크 공방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건 생크림이 아이싱 돼 있는 데코레이션 케이크다. 사이즈는 1호(지름 15㎝), 2호(지름 18㎝), 3호(지름 21㎝)가 있다. 사이즈를 정한 후 아이싱이 된 케이크를 받으면 다음부터는 본인만의 개성을 살려 장식을 하면 된다. 생과일이나 슈가크래프트, 초콜릿 토핑을 얹어 나만의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 또 짤주머니를 이용해 모양을 내고 초콜릿펜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메시지를 적어 특별함을 살리기도 한다. 시간은 보통 30분에서 1시간이면 만들 수 있다. 미리 디자인을 구상해 만들기도 하고, 공방에 와서 사진 샘플을 보며 응용해 만들 수도 있다. 가격은 3호를 기준으로 포장상자를 포함해 2만~2만5000원이 든다. 일반 제과점 케이크 가격과 비교했을 때 저렴한 편이다.

좋은 일, 즐거운 일로 오는 손님 반가워

‘지연아 사랑해’, ‘어머니 건강하세요’, ‘여보 생일 축하해’ ‘300일 사랑해’.

‘내가 만드는 케잌 공방’ 황정임(52) 대표는 “케이크를 한 번 만들어 봤던 사람들은 그 맛과 만드는 즐거움에 기념일마다 꾸준히 찾아온다. 케이크에 메시지를 쓸 때가 되면 모두들 얼굴이 상기되는데 그 표정을 보는 일도 즐겁다. 케이크 공방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감사·축하·사랑을 나누기 위해 오는 손님들이라 즐거운 모습으로 만나게 되니 늘 행복하다.”며 웃었다.

글=홍정선 객원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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