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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이 자리서 정치 안한다 말할수 있냐" 묻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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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안철수재단(가칭) 설립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박영숙 재단이사장과 함께 웃고 있다. [강정현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재단’(가칭)에 관한 구상을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활용을 극대화한 재단의 운영이다. 온라인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돈이 필요한 사람의 사연을 읽고, 기부자가 수혜자를 지정해 돈을 빌려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파이낸싱(micro financing·소액 저금리 대출) 방식으로 운영되는 미국의 비영리재단 키바(KIVA)가 이런 모델이다.

 안 원장은 “등록금이 필요한 학생에게 기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대출’해주고, 나중에 학생이 이를 갚으면, 기부자가 다시 다른 학생에게 돈을 대출해줘 선순환(善循環)되는 구조”라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재단을 ‘기부의 플랫폼(platform)’이 되게 한다는 것이 구상의 핵심이다.

 측근인 강인철 변호사는 “적십자사 (인터넷 홈페이지) 일일 방문객보다 키바 방문객이 더 많다. 1달러가 돌고 돌아 나중에 8달러가 된다”며 “안철수재단은 쉽고 즐겁게 기부문화에 동참하는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려는 이들을 도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빈곤층 자녀 교육을 지원하며 ▶세대 간 재능기부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의 정치 원로인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이 재단 이사장을 맡고,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영 사이넥스 대표, 윤연수 KAIST 교수,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이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재단의 이름은 ‘국민 공모’로 정한다.

 ‘기부 수혜자와 기부자들의 SNS를 통한 쉬운 접근’ ‘재단의 플랫폼화’ 같은 핵심 구상이 성공할 경우 안철수재단은 기부를 매개로 거대한 ‘네트워킹’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안 원장은 재단과 정치 를 연결 짓는 시각에 대해 “그렇게 보는 분이 있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회견 내내 정치 얘기도 피했다. 첫 질문으로 “정치 참여 의향이 있느냐”는 말이 나오자 “기부재단 질문만 해달라”고 말을 잘랐다. 그러다 회견 후반에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사회의 발전적 변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 중이며 정치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곧이어 안 원장에게 “정치할 거냐는 질문을 기자들도 더 안 했으면 좋겠다. 이 자리에서 ‘정치 안 한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그는 “제가 정치에 참여하고 안 하고가 본질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봐달라”고 주문했다. ‘정치 안 한다’란 말은 이번에도 없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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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現]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CLO)

196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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