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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집주소 아시나요? 병따개 돌리며 홍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서울 송파구는 지난해 10월 한성백제문화제 때 새 주소가 적힌 시계와 냄비 받침, 장바구니, 마우스 패드, 집게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나눠 줬다. 이명우 송파구 토지관리과장은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새 주소를 쉽게 익히도록 하기 위해 제작하게 됐다”며 “특히 주부와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도 지난해 주민자치센터를 찾는 주민들에게 자석 병따개를 나눠 줬다. 보통 병따개가 아니다. 새 주소가 적혀 있는 병따개였다. 전북도는 쇼핑백과 열쇠고리, 우편봉투 등을 제작해 새 주소를 홍보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새 주소 알리기에 나섰다. 새 주소체계인 도로명 주소가 지난해 7월 29일부터 법정 주소로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도로명 주소 홍보예산은 총 21억4000만원이다. 이 중 30% 정도인 6억9000만원이 자치단체에 교부됐다. 서울시엔 4600만원, 나머지 15개 시·도는 4300만원씩 지원됐다. 여기에 각 지자체는 시·도비를 더해 1억4000만~1억5000만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 도로명 주소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새 주소를 알리는 방법은 다양하다. 서울 서초구는 아파트 관리비 내역서에 도로명 주소를 안내하고 있다. 전북 무주군은 지난해부터 2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아파트를 제외한 전 가구에 아예 도로명 주소가 표기된 우편함을 제작하고 있다.

 울산시 등 상당수 지자체는 교육청과 협조해 관내 초·중학생들에게 새 주소 알아오기 숙제를 냈다. 학부모들이 숙제를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한다는 취지다.

 지역축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부산시 등 상당수 지자체는 홍보책자를 만들어 지역축제나 각종 모임 등에서 배포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자체 주관 행사에 새 주소를 홍보하는 시간을 의무화하고 있다.

특산물을 활용하기도 한다. 제주도는 지역 소주인 ‘한라산’ 포장지에 새 주소를 홍보하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도로명 주소 홍보 동영상을 만들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을 패러디한 것이다. 기존 주소를 대표하는 ‘나지번군’과 새 주소를 대표하는 ‘왕새주양’이 길 찾기 대결을 벌이는데 새 주소를 이용한 왕새주양이 결국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최모란 기자

지자체들 새주소 홍보법

- 생필품 돌리기=서울 송파구(냄비 받침대·시계), 전라북도(쇼핑백), 전주시(병따개)

- 특산물 포장지 넣기=제주도(한라산 소주)

- 동영상 만들어 공개=경기 의정부시(런닝맨 패러디), 울산시(시내버스 동영상)

- 학교 숙제 내주기=충북 예산시(초등생 대상 ‘가족과 함께 우리집 주소 그려오기’), 울산시(도로명 주소 적어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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