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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연예인 몰려사는'그곳' 지도 표시하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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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빌라촌이 재벌가와 연예인들의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고급 빌라가 밀집돼 있는 청담동 주택가 모습. [안성식 기자]

종편 JTBC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 드라마에서 부자 동네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이 실제로도 ‘부동산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청담동은 이전에도 고가의 부동산이 몰려 있는 지역의 하나였는데 요즘 더욱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이나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 등에 밀렸던 청담동 오피스텔이 최근 최고가 자리에 오르면서 청담동의 명성이 한껏 높아졌다. 내로라하는 경제인을 비롯해 연예인 등이 몰리며 청담동은 부동산 투자처로 가장 선호되는 지역이 됐다. 청담동의 매력이 뭘까.

 ◆‘얼굴 없는’ 고급 주택=영동대교 남단 한강변에 모여 있는 고급 빌라촌. 대로변의 상지리츠빌 카일룸 3차와 빌폴라리스, 한강변의 상지리츠빌 카일룸 2차 등이 대표적이다. 카일룸 2차는 가수 조영남, 3차는 대상그룹 장녀이자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의 전 부인 임세령씨가 살고 있는 집으로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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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빌라는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과는 크게 다르다. 단지에 따라 5층짜리 저층에서부터 20층짜리 고층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의 주택형이 300㎡ 이상으로 한 층이 하나의 독립된 구조이거나 출입구가 별개로 만들어져 있어 사생활 보호가 철저하다. 엘리베이터를 제외하면 이웃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대신 압구정동 등 강남의 다른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단지의 아파트는 많지 않다.

 사생활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연예인이나 전문직 종사자, 대기업 2, 3세들이 많이 사는 이유다. 청담동에는 내로라하는 경제인이나 연예인 60~70명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층 단지라 하더라도 보안은 철저하다. 담이 높고 키가 큰 대나무가 심어져 있기도 해 내부를 들여다보기 힘들다. 감시카메라(CCTV)가 24시간 단지 안팎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한강변에 모여 있는 만큼 탁 트인 한강 조망권도 매력이다. 이들 고급빌라의 시세는 3.3㎡당 3000만~5000만원 선. 가수 조영남씨가 거주하는 상지리츠빌 카일룸 2차 618㎡(187평형)의 시세는 62억원을 호가한다. 빌라 가격으로는 국내 최고가 수준이다. 중앙공인 홍기현씨는 “고급 빌라가 부유층들에게 어필하는 이유는 초고가 상품이라 누가 매수했는지 쉽게 드러나지 않아 사생활이 보호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도 청담동이 대세다. 피엔폴루스는 국세청의 올해 1월 1일 기준 기준시가 예정금액 발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 기준시가가 374만3000원으로 매겨지면서 전년보다 33.3%나 올라 8위에서 7계단이나 껑충 뛰었다. 인근의 상지리츠빌카일룸·네이처포엠 등도 각각 지난해 3위, 9위에서 2위, 3위로 올라섰다.

 현재 피엔폴루스 384㎡형의 시세는 25억~30억원가량에 형성돼 있다. 전세나 월세 가격도 일반인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월세로 거주할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 800만~1000만원을 내야 한다.

 ◆명품숍 밀집, 빌딩 투자 활발=청담동 한양아파트 앞 네거리부터 청담네거리까지 국내외 명품숍과 유명 디자이너의 개인 매장이 즐비하다. 압구정로에는 루이뷔통·구찌·프라다·돌체앤가바나 등 유명 명품 브랜드 매장들이 서로 마주하고 있다. 대부분 건물 하나를 통째로 임대해서 쓴다. 일명 플래그십스토어(특정 상표의 홍보 효과도 겨냥한 상품매장)와 편집매장(신발·의상·액세서리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모아놓은 상품매장)이다.

 건물 외관도 브랜드마다 독특해 유럽의 밀라노 거리를 연상케 한다. 그 주변으로 벤츠·페라리·BMW·롤스로이스·아우디 등 고급 수입 자동차 매장이 늘어서 있다. 부동산갤러리공인 최현성 사장은 “상가 보증금이 10억~20억원에 달하고 월세만 1억원까지 나간다”며 “그런데도 입점하겠다는 업체가 많아 빈 매장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대기업이나 연예인의 청담동 빌딩 사랑도 유별나다. 삼성·롯데·신세계·대상그룹 등 몇몇 대기업이 최근 몇 년 사이 청담동 빌딩을 적극 매입하고 있다. 대부분 7층 이하로 층수는 낮지만 언덕에 있는 빌딩들의 경우 4~5층 높이부터는 한강이 보이기도 한다. 투자 목적도 있겠지만 대기업들이 취급하는 명품이나 외식 등의 사업을 위한 용도로 알려졌다. 입점을 기다리는 임대수요가 많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때문으로 보인다.

 빌딩 주인들 가운데 유명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 비(본명 정지훈)·이재룡·김희애·고소영·장근석·김정은 등이다. 직업적 특성상 이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엔터테인먼트(기획사)·미용실·피부과·쇼핑 시설이 주변에 많고 청담동이 지역적으로 강남·북 방면 교통이 편리해서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청담동 빌딩은 가격 영향력이 큰 유명인이 많이 찾기 때문에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크고 환금성이 좋다”고 말했다.

 빌딩 몸값도 크게 올랐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 중인 3층짜리 건물은 매입 당시(2008년) 380억원이었으나 현재는 430억원을 웃돈다.

권영은 기자

청담동(淸潭洞) 파워

동 이름은 물 맑은 한강변이어서 ‘청숫골’이라고 불렸던 데서 유래됐다. 1962년까지는 경기도 광주군에 속했다가 광복 이후인 1963년부터 서울시에 편입됐다. 면적 233만㎡, 인구 3만1700여 명(2011년 12월 기준)이 살고 있다. 1만2000여 가구의 주택이 들어서 있고, 백화점·호텔과 업무시설·고급레스토랑 등이 많다. 2009년 기준으로 청담동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7만원으로 강남구 전체(480만원)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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