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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시장의 잠재력을 무시하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PC 투자자들은 산업용 제조 서비스 공급업체들 중 주요 업체 하나가 9월에 주식 시장에서 약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난 13일 SCI 시스템(SCI Systems)의 경고가 PC 관련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른다. SCI의 최대 고객사들인 컴팩, 휴렛팩커드(HP), 델의 주가가 13일 SCI의 전화 회의 이후 하락했다. 이 같은 사태가 모두 SCI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3사 중 13일 아침 가장 큰 피해를 본 HP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 인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지난 일주일 내내 시달림을 당한 회사다.

SCI의 권고와 11일 솔렉트론(Solectron)사의 유사한 언급들이 동반 작용해 PC 관련 주가의 하락을 부추겼다. 대표적인 PC 프로세서 공급업체인 인텔과 AMD의 신용등급이 하락했지만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긴 하지만 아직 사태가 더 악화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PC 시장에 대한 신호들은 무척이나 복합적인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는 최근 올 하반기 PC 시장이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페인웨버(PaineWebber)의 애널리스트인 돈 영도 이와 같은 입장이다.

우선 PC 시장을 둘러싼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전망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SCI가 9월 주식 시장의 약세를 경고했지만, 제조업체들에 따르면 4분기 예약이 많이 들어와 있고 제품 보유량이 충분해 올 하반기에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의 주가 하락세는 공급 문제가 아니라 수요 때문에 촉발됐다. 이는 다시 말해 PC 업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인텔 자체 문제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c of America)의 애널리스트 리차드 휘팅톤도 틀림없이 인텔의 신용 등급 하락에 한 몫 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하이엔드 펜티엄 III를 출시하는 문제와 관련한 인텔 문제는 중요한 것이 못된다.

BofA와 프루덴셜 시큐리티(Prudential Securities)도 AMD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들은 대개 2류 제조 업체들과 ‘화이트 박스(white box)’ 벤더로 불리는 OEM 업체들 간 로우엔드 PC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 때문에 촉발됐다.

반면 유명 브랜드 업체들은 지난 몇 년간의 추세를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소규모 투자자들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시장형 주식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PC투자자들이 염려하고 있는 uberOEM 업체들은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도 했으며, 다음 두 분기동안 판매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컴포넌트(특히 메모리칩) 가격과 공급량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선두 OEM들, 컴팩, 게이트웨이, 델, HP, IBM 등이 여러 달 동안 DRAM을 비축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의 경우 DRAM 공급업체와 장기 고정 계약도 맺고 있다. 제품 부족 현상이 발생한다면 누가 먼저 DRAM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델인가 아니면 소규모 제조업체들인가?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DRAM을 차지할 것이라고 기대하진 말라.

모든 소란이 AMD의 신제품 칩이나 곧 출시될 펜티엄 4, 윈도우 Me 운영체제 같은 잠재적인 상승세에 보탬이 되진 않을 것이다. 인텔이 자사의 제품 문제를 정리한다면 그리고 램버스(Rambus)사의 RDRAM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된다면 PC 산업은 훨씬 큰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 위해선 많은 조건이 선행돼야 겠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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