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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막 얇을 땐 라식·라섹보다 렌즈 삽입술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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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호 18면

“안경·콘택트렌즈, 안녕~.” 시력이 나쁜 사람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말일 게다. 최근 안경 등 시력 보조기구 없이 시력을 회복시키는 수술이 많이 보급됐다. 이른바 ‘시력교정술’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 혜택을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연세플러스안과 이재범 원장에게 시력교정술의 종류, 수술법, 주의할 점에 대해 들었다.

연세플러스안과 이재범 원장에게 듣는 시력교정술

-시력이 나빠졌다는 의미는 뭔가.
“눈에 들어온 빛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히지 않는 것이다. 빛은 눈의 각막(카메라 렌즈의 필터에 해당)·수정체(렌즈)·홍채(조리개)를 지나 망막(필름)에 도달한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으듯 눈 속에 들어온 빛이 망막에 한 점으로 모여야 사물이 또렷하게 보인다. 이것을 굴절현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굴절 이상이 생겨 빛이 망막 앞이나 뒤에 맺히면 난시·근시·원시가 나타나 시력이 떨어진다. 짝눈·사시 등으로 약시가 있거나 백내장·황반변성 같은 눈질환, 노안도 시력 감소의 원인이다. 약 20년 전부터 시력교정술이
도입돼 안경 등 시력 보조기구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됐다.”

-시력교정술 종류만 10여 종이 넘어 혼란스럽다.
“ 간단히 정리하면 시력교정수술은 크게 세 가지다. 라식·라섹·안내렌즈삽입이다. 라식(LASIK·laser in-situ keratomileusis)과 라섹(LASEK·laser assisted sub-epithelial keratomileusis)은 각막을 깎고, 안내렌즈삽입은 눈에 특수렌즈를 넣는 방법이다.”

-라식과 라섹의 차이점은 뭔가.
“수술 방법이 다르다. 눈의 각막을 양파로 치면 이해가 쉽다. 각막은 다섯 개 층으로 돼 있다. 총 두께는 500~530㎛다. 가장 겉에 있는 층이 양파의 껍질에 해당하는 상피층이고, 나머지 층은 양파의 속살이다. 라식은 정교한 칼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지름 약 8㎜, 두께 약 130㎛로 각막 껍질과 속살을 한꺼번에 도려내 각막에 뚜껑(절편)을 만든다. 절편은 완전히 자르지 않고 한쪽 끝을 붙여둔다. 절편을 젖힌 뒤 레이저를 쪼여 양파의 속살에 해당하는 각막을 화산의 분화구처럼 깎고 다시 절편을 덮으면 끝난다. 절편은 스스로 붙는다. 라섹은 양파 껍질에 해당하는 각막의 상피세포만 알코올과 레이저로 살짝 벗겨낸 뒤 레이저를 쏴 각막을 깎는 방식이다. 둘 다 시력 교정 효과는 같고, 각막 모양과 두께가 정상 범위에 들 때 추천된다.”

-안내렌즈삽입 시력교정술은 누구에게 적합한가.
“홍채 앞이나 뒤에 인체 친화적인 재료로 만든 렌즈를 삽입한다. 하나의 렌즈로 근시와 난시를 한 번에 교정할 수도 있다. 라식·라섹 수술을 하기에 각막의 두께가 얇거나 뾰족한 경우 적용한다. 또 -10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나 +6디옵터 이상의 고도원시에 적합하다. 각막이 뿌옇게 혼탁한 사람의 시력 교정에도 이용된다. 최근에는 백내장과 노안을 한 번에 해결하는 특수렌즈 삽입술도 나왔다.”

-시력교정술은 누구나 받을 수 있나.
“만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시력이 안정화돼 더 이상 시력 변화가 없어야 한다. 난시는 초등학교 이후 진행하지 않지만 근시는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이른 나이에 교정술을 받으면 다시 시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안구건조증이 너무 심하면 라식수술에 신중해야 한다. 각막 절편을 만들 때 각막 표층의 감각을 지배하는 신경이 절단되면서 눈물 분비량이 줄어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 류머티스관절염·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자는 안구건조증이 많다. 특히 시력교정술은 녹내장·황반변성 같은 안과 질환이 없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10세 전에 약시로 안경을 썼는데 시력이 1.0이 안 됐던 사람도 효과가 없다.”

-실명이 될 수도 있다는데.
“라식·라섹처럼 각막을 깎는 시력교정술은 드물게 실명 위험도 있어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원추각막증’과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 여기에 해당한다. 원추각막증은 각막이 너무 얇거나 두께가 균일하지 않아 각막을 깎으면 일부분이 튀어나와 부정난시를 일으킨다. 시력도 뚝 떨어진다. 이때 시력을 회복하려면 각막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원추각막증은 1만~10만 명에 1명꼴로 나타난다. 이런 사람이 시력교정수술을 원하면 안내렌즈삽입술을 받아야 한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유전성 질환이다. 각막을 깎아 상처가 나면 활성화되는 ‘TGFBI’라는 특정 유전자 때문에 흰 반점이 급격히 퍼져 실명한다. 한 대학병원의 연구 결과 한국인 870명 중 1명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인 것으로 보고된 적 있다.”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각막에 절편을 만드는 라식은 눈 부위에 큰 충격을 받았을 때 절편이 열릴 수 있다. 10만 명에 1~2명꼴이다. 운동선수·군인·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은 절편을 만들지 않는 라섹을 하는 게 좋다. 야간의 빛 번짐은 라식과 라섹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안내렌즈삽입술은 각막과 수정체 사이의 거리가 좁은 사람은 피한다. 드물게 삽입된 렌즈가 백내장과 녹내장을 일으킨다. 이런 부작용은 고도근시로 중년이 넘어서 수술을 받는 경우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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