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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잉주 연임이냐 차이잉원 역전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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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4일 실시되는 대만 총통선거에 출마한 국민당 후보 마잉주 총통(사진 위)과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 당 주석이 유세를 펼치고 있다. [타이베이 AP·로이터=뉴시스]

대만 총통선거를 이틀 앞둔 12일 타이베이(臺北) 시내 거리 곳곳에서 막바지 선거유세가 펼쳐졌다. 타이베이 시청에서 총통부까지 유세를 펼친 국민당 마잉주(馬英九·마영구·총통·62) 후보는 “옳은 방향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 전진을 계속하자”고 호소했다. 민진당의 지지 기반인 남부 지역을 시작으로 북상하며 선거유세를 펼쳐온 차이잉원(蔡英文·채영문·56) 민진당 후보도 이날 타이베이에서 유권자들과 만났다. 차이는 “민진당의 새 정부는 대만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들로 내각을 채우겠다”며 정당을 초월한 인재 등용을 약속했다. 두 후보 간 판세는 안갯속이다. 집권 국민당은 50만 표 차(전체 유권자 1808만 명) 승리, 민진당은 20만 표 차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언론을 비롯한 대만의 각 기관은 아무도 승패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의 핵심 이슈는 ‘대만에 중국이 무엇이냐’다. 집권 국민당 마 후보는 혈연 및 문화적 유대를 바탕으로 한 중국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내걸고 있다. 이에 비해 야당 민진당 차이 후보는 ‘대만 문제는 대만인 스스로 해결한다’는 구호를 내걸면서 중국과의 유대 강화를 견제하고 있다. 대만이 총통 직접선거를 실시한 1996년 이후 줄곧 핵심 이슈로 떠오른 중국과의 ‘통일 vs 독립’의 이른바 ‘통·독(統·獨)’ 논쟁이 이번에는 ‘대만에 중국이 무슨 의미냐’를 묻는 차원으로 발전했다.

 국민당은 세계 2대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지속적인 교류 협력을 강조하지만 민진당은 신문 등에 실은 성명을 통해 “중국과 거리를 둠으로써 오히려 중국에 대한 대만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민진당의 차이 후보는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대만의 새로운 정체성(아이덴티티) 만들기를 이슈화하면서 “이제 중국에 대한 대만인 모두의 생각을 한데 모은 새 컨센서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차이 후보는 당초 열세로 출발했다. 현 집권 국민당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8년간 집권했던 천수이볜(陳水扁·진수편) 전 총통의 부패와 무능의 덫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대만의 ‘새 컨센서스 만들기’라는 공세가 주효해 지금까지 마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마 후보 진영에는 중국과의 안정적인 교류 협력을 지지하는 대만 내 기업인들이 대거 원군(援軍)으로 가세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투자한 기업인과 그 종업원을 일컫는 ‘타이상(臺商·대만 비즈니스맨)’은 선거일까지 무려 20만 명이 귀국해 투표에 나설 전망이다. 차 후보 측은 성명전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2000년 퇴임한 민진당 지지 성향의 리덩후이(李登輝·이등휘) 전 총통은 각 신문에 “대만 자주의식의 발전이 대만에 더 장기적인 이익을 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실어 차이 후보 지지에 나섰다.

 지난해 말까지 박빙의 우세를 유지하던 마 후보는 바짝 긴장한 상태다. 친국민당 성향의 제3후보인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송초유) 후보가 경선 완주를 선언하면서 표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국민당 지지 성향의 대만 북부에서 친민당이 국민당 표를 가져가는 게 국민당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국민당은 북부가 전통 텃밭이고, 민진당은 남부에서 압도적이다. 최대의 격전지는 타이중(臺中)을 비롯한 대만 중부 지역이다.

 양측 모두 이 지역에 모든 역량을 동원해 마지막 표밭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14일에는 총통선거와 함께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도 치러져 향후 중국을 보는 대만인의 시각이 한층 분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대만 내일 총통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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