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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학교·학부모 2인3각 경기와 팔로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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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소정]

초등학교 시절을 회상해 보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기대를 한 행사는 봄·가을에 열리 는 소풍과 가을에 있는 운동회였던 것 같다. 특히 학생뿐만이 아니라 부모님들도 함께 참여하는 운동회는 1년 중 학교의 가장 큰 행사다.

운동회 종목 중에 2인3각 경기가 있다. 두 사람이 한 조를 이뤄 다리 하나씩을 묶고 2인3각이 돼 뛰어서 목표물을 돌아오는 경기다. 두 사람의 호흡이 맞지 않아 넘어지기도 하고 서로에게 맞추라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구경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2인3각 경기를 할 때에는 모두가 경기에 주목하게 된다.

2인3각 경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의 마음이 잘 맞아야 한다. 한 팀이 되는 사람끼리 마음을 하나로 해서 구령을 하나~둘, 하나~둘 맞추면서 달려가면 넘어지지 않고 재빨리 목표물을 돌아 올 수 있다.

비단 2인3각 경기뿐 아니라 모든 조직에서 구성원간의 단결과 호흡의 일치는 조직응집력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조직이든 그 조직과 조직을 이루는 구성원을 이끌어 갈려면 리더십이 필요하다. 시대와 상황, 지도자의 성향에 따라 리더십의 종류도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지만 지금은 팔로우 십이 더욱 강하게 요구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팔로십이란 다른 사람들의 선두에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서로에게 다른 리더가 돼 앞장서 가기도 하고 때로는 리더의 뒤에 따르기도 하면서 더불어 함께 가는 리더십이다.

2인 3각 경기에서 서로의 눈높이와 보폭을 맞춰 동일한 목표를 향해 마음을 하나로 했을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듯이 조직사회에서도 목표를 제시하고 무조건 따라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와 마인드를 하나로 하고 목표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을 갖고 헌신과 배려가 있는 팔로십이야말로 요즘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잘난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 잘난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학부모들도 모두가 잘 난 분들이다. 뛰어난 사람들이 많으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더욱 많을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못한 면이 많이 있는 것을 학교현장에서 더욱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학교교육이 추구하는 목표는 명확하다. 학생들을 품성이 바른 학생, 실력 있는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열정과 사랑을 쏟아 지도하는 것이다.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스마트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학교와 학부모가 2인3각 경기를 하듯이 교육에 대한 목표를 바르게 인식하고 마음을 하나로 굳게 뭉쳐야 할 것이다.

큰 야망이 있는 사람일수록 겸손하게 따르고 순종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앞장서 따라오기를 바라기 전에 남들이 앞장서 갈 수 있도록 뒤에서 힘을 보태줄 수 있어야 한다.

김태열 천안신용초 교장(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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