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금융당국 칼 빼들자 숨죽인 정치 테마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금융 당국의 경고에 ‘정치 주식’들의 주가가 수직낙하했다. 최대주주까지 나서서 “정치 관련주라는 이유로 우리 회사 주식을 사지 말라”고 경고해도 식을 줄 몰랐던 열기가 당국의 감독 강화 방침에 일단 주춤해진 것이다.

그러나 증시에서는 “감독 당국이 칼을 뺐다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라며 “정치 테마주 광풍은 잠시 몸을 웅크리다가 다시 활개를 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9일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소폭(1.34포인트) 올랐지만 코스닥 상승을 이끌던 정치 테마주는 추락했다. 여야가 따로 없었다. 대표적인 박근혜 테마주인 EG는 하한가로 마감했다.

최대주주인 조현정 대표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 합류로 최근 각광받았던 비트컴퓨터도 하한가였다. 이 회사는 조 대표가 비대위원이 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여왔다.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바른손도 하한가로 곤두박질했다. 바른손은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중이었다.

 안철수연구소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하락폭은 4.14%로 다른 테마주보다 적었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위원은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빠진 것은 정치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여전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안 원장의 행보가 정치적인 것으로 해석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기대감이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김용식 팀장도 “선거라는 ‘재료’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정치 주식의 급등락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테마주들은 손바뀜도 많았다. 금융감독원이 불공정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솔고바이오는 지난해 회전율(상장 주식수 대비 거래량 비율)이 6502%로 코스닥 종목 중 가장 높았다. 연간 주당 65번 거래됐다는 얘기다. 솔고바이오를 비롯, 지난해 코스닥시장 회전율 1~9위가 모두 정치 테마주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회전율이 높다는 건 투자자들도 위험성을 안다는 얘기”라며 “그럼에도 단기 이익을 노리고 사고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