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결혼,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40~44세 남성 중 미혼자 비율이 7명 중 한 명꼴이니 더 얘기할 게 없다. 이런 초혼 연령의 변화가 외환위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적 자립이 강조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9일 한국인구학회의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 심층분석을 위한 연구’에 따르면 2010년 남성 초혼 연령은 31.8세로 20년 전에 비해 3.9세 높아졌다. 남성 결혼 적령기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이동한 것이다. 여성 초혼 연령은 1990년 24.8세에서 2010년 28.9세가 됐다.
변화의 계기는 1997년 외환위기였다. 90년에 비해 97년 남성 초혼 연령은 0.7세 높아졌다. 97년부터 2004년 사이에는 두 살 더 높아졌다. 외환위기를 기준으로 앞뒤 7년간 초혼 연령 상향 폭이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여성 초혼 연령은 90년 24.8세에서 97년 25.7세로 0.9세 높아졌다. 이후 7년간은 이 폭이 1.8세나 됐다. 보고서를 쓴 이성용(사회학) 강남대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시장경제가 강조되면서 개인주의도 강화됐다”며 “부모 등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기대가 줄고 각자가 자신의 생활을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결혼을 미루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초혼이 늦어지면서 30대는 물론이고 40대 미혼 비율도 크게 늘었다. 2010년 기준 40~44세 남성 중 미혼 비율은 14.8%였다. 95년엔 2.6%에 불과했다. 2010년 이 연령대 미혼 여성 비율은 5.9%였다. 이혼율은 2003년(인구 1000명당 3.4건)을 계기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