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만나고 싶은 의사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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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을 둘러싼 수많은 비난의 화살이 의사들에게 가 꽂혔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할 수 있는 그들의 냉혹함 때문이었을 겁니다. 물론 의사들 나름으로 억울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들의 소명이 워낙 중대한 것이다 보니 쏟아지는 비난도 그만큼 혹독한 것이겠죠. 이번 주 테마섹션의 주제는 '의사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에는 희생적인 의사도 있고, 비인간적인 의사도 있고, 천방지축 철부지 의사들도 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 우리가 만나고 싶은 의사들을 발견할 수도 있겠죠.

[닥터] The Doctor ★★★☆
감독 : 랜다 하인즈
주연 : 윌리엄 허트, 크리스틴 라티, 엘리자베스 퍼킨스

성공가도를 달리던 의사가 후두암에 걸리게 되어 역지사지의 고통 속에서 새로운 삶을 발견한다는 이야기다. [거미여인의 키스]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윌리엄 허트의 노련한 연기를 볼 수 있다. 원작은 의사 에드 로젠바움의 자서전 "내가 지은 약의 맛 A Taste My Own Medicine"이다.

냉정한 성격의 외과의사 잭은 "남의 살의 찢는 데는 감정이입 따위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 그가 후두암에 걸리게 되고, 쉽사리 병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잭이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건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보다 의사와 간호사들의 불친절함이다. 환자를 대하는 병원 측의 무신경함에 분통을 터뜨리던 잭은 우연히 뇌종양에 걸린 여인 준을 만나면서 삶의 새 의미를 깨닫기 시작한다.

[닥터 베튠] Dethurne ★★★
감독 : 에릭 틸
주연 : 도널드 서덜랜드, 헬렌 미렌, 데이빗 가드너

중일전쟁 당시 실제 군부대 의사로 활동했던 희생적이고 영웅적인 의사 노먼 베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 진행은 다소 신중하다. 진정한 인류애 의식을 갖지 못했던 의사가 극한 상황 속에서 희생적인 영웅으로 변해 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던 무렵, 모택동의 오합지졸인 제8부대에 배속된 베튠은 장병들에게 용기를 주는 존재가 된다. 제대로 된 장비도 없는 데다가, 쉴 새 없이 공격당하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베튠은 쉬지 않고 병사들을 치료한다. 그러나 베튠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잔인할 정도로 무심한 남자였던 것. 그런 그가 잔혹한 역사의 소용돌이 안에서 능동적인 영웅으로 변모되어 간다.

[휴 그랜트의 선택] Extreme Measures ★★★☆
감독 : 마이클 앱티드
주연 : 휴 그랜트, 진 해크만
출시 : 1998년 8월 7일

인류는 때때로 의료 기술의 발전을 위해 비인간적인 만행을 저지르곤 했다. 이 작품은 거리의 부랑자들을 소위 마루타로 취급하여 인체 실험을 감행한 병원 우두머리 의사와 그의 비리를 파헤치는 젊은 의사간의 치열한 신경전을 소재로 한다. 관객은 스릴러 분위기를 따라 진실의 두려움과 맞서게 된다.

쉴새없이 응급환자가 밀려드는 뉴욕 시립병원 응급실. 벌거벗은 채 밤거리를 질주하다 쓰러졌다는 환자를 맡게 된 가이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환자의 증상 때문에 당황한다. 중년의 나이, 대머리, 심각한 망상증을 보이는 환자는 결국 사망에 이르고, 그와 동시에 환자와 관련된 모든 기록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가이는 상사의 경고도 무시한 채 해묵은 서류들을 뒤지기 시작한다.

[닥터 K] Medical Mystery ★★★
감독 : 곽경택
주연 : 차인표, 김혜수, 김하늘
출시 : 1999년 3월 8일

[억수탕]으로 데뷔한 곽경택 감독의 작품. 현대 의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신비한 마력을 지닌 천재 의사가 주인공이다. 차인표의 어색한 연기는 다행히 '닥터 K' 캐릭터에 낯설음을 더해 주어 결국 신비한 느낌으로 승화된다.
강지민은 회생불가능으로 판정된 3명의 어린이 환자들을 살려낸 유능한 의사다. 냉정하고 차가운 겉모습 뒤에 감춰진 비밀스러운 사생활은 온갖 소문에 둘러싸여 있다. 한편 마취과 표지수는 대학 시절 내내 1등을 고수한 강지민 때문에 항상 2등의 자리에서 시기와 질투, 그리고 깊은 애증의 마음으로 그를 대해 온 동료. 이들 사이에 악성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오새연이 끼어 들며 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닥터 로맨스] Young Doctors in Love ★★★
감독 : 게리 마샬
주연 : 마이클 맥킨, 숀 영

유명 TV 시리즈 [종합병원 General Hospital]을 패러디한 작품. 늘 따뜻한 시선으로 밝고 행복한 작품을 만들어온 게리 마샬 감독의 감독 데뷔작으로, 제작된 지 거의 2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숀 영의 앳된 모습과 데뷔 시절의 데미 무어를 만날 수 있다.

뉴욕시의 한 종합병원, 인턴들이 1년간 인턴 수업을 하기 위해 들어온다. 마침 마피아 조직의 보스가 공포마비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정신과 의사 리스트와 친해진다. 세계 제일의 외과의사가 되겠다는 야망을 가진 사이먼은 위험한 병에 걸린 동료 여의사 스테파니와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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