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출발! 2012 … 3인의 롤 모델이 전하는 새해 메시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사람들은 결과에 집착합니다. 결과가 좋은 사람에게는 존경을 표하지만 실패한 사람은 비난하지요. 그러나 ‘성공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이들에게도 수많은 역경과 실패가 있었습니다. 시련을 이겨 내며 자신의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이들의 메시지를 읽으며 임진년(壬辰年) 새해 다짐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정리=나해진 기자

■김태원=1999년 재수 생활에 지쳐가던 어느 날,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넌 뭘 하고 싶으냐.” “네 꿈은 뭐냐.” 바로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제가 힘들었던 이유는 대학 입시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뚜렷한 목표 의식이 없어서 불안했었던 거죠. 눈앞의 결과에만 집착해 ‘패배자’라는 자괴감이 들었던 겁니다. 꿈을 이룰 수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죠. 꿈의 역할은 지치고 힘들 때 나 자신을 격려해 주는 것이거든요. 현재 위치가 불만족스럽다고 불평하지 마세요. 지금 내가 어디 있는지보다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아는 게 더 중요합니다. 청소년 시기에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대학 시절, 각종 공모전이나 언론사 인턴 등 외부활동에 활발히 참여했습니다. 당시 몸은 피곤했지만,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느낌만으로도 행복했어요. 그런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면, 오늘부터 꿈과 목표를 고민해보세요. 분명, 하루하루가 좀 더 의미 있어질 겁니다.

■이지선=2000년, 교통사고로 인해 전신의 절반 이상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타버린 손가락 마디를 여덟 개나 잘라냈고, 목숨을 건 대수술을 셀 수 없이 받았습니다. ‘삶의 끈을 놓아버릴까’ 고민하기도 했죠. 그 당시엔 10년 뒤 살아 숨쉬는 제 모습은 상상하지도 못했어요. 하지만 11년이 지난 지금, 저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고비를 맞을 수 있겠지만, 스스로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이겨낼 수 있어요.

저는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합니다. 3년 전 마라톤에 참가했어요. 30㎞ 지점에서 다리에 힘이 풀렸습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아 쉬고 싶었어요. 그때부터는 끝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완주하지 않아도 되잖아.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조금만 더 가보자’는 마음으로 한 발짝씩 걸었죠. 오히려 힘이 나더라고요. 7시간 22분 만에 결승점을 통과했습니다.

혹시, 2012년 완주하기로 한 42.195㎞를 생각하며 벌써 지치신 분들은 없겠죠. 멀리만 바라보진 마세요. 1㎞씩 내다보며 작은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기쁨을 누리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을 겁니다.

■김병만=인디언 부족에서는 기우제를 지낼 때마다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비가 내릴 때까지 기도를 하기 때문이죠.

저는 개그맨 시험에 8번 떨어졌습니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단역 출연도 거부당했죠. 월세 낼 돈이 없어 이사를 18차례나 했고, 하루 24시간 동안 건설현장에서 잡부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개그맨에 대한 꿈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사투리를 고치려고 다리 밑에서 소리를 질러댔고, 무대공포증을 없애기 위해 지하철 승객들 앞에서 연기를 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개그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노트에 적었는데 어느새 몇백 개가 되었더군요. 결국, 아이디어 노트를 보신 한 감독님의 눈에 들어 방송에 처음 출연하게 됐어요.

아버지께서 생전에 “살면서 빚이 좀 있어야 갚아나가는 재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실패는 인생에 있어 하나의 ‘빚’ 아닐까요. 저는 빚(실패)을 갚는(극복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습니다. 실패는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니까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될 때까지 해 보세요. 정말 될 겁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