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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1등인데 사회성 꼴찌인 나라 … 어디서든 학교폭력 보면 ‘멈춰!’ 외칩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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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멈춰! 3일 서울 숙명여대 부설 유아원에서 아이들이 나와 다른 남을 이해하는 ‘반편견 프로그램’ 상황극을 하고 있다. 앞서 가는 어린이가 시각장애우로 분한 친구가 위험에 처하자 ‘멈춰’라며 주의를 주고 있다. 이재현 지도교사는 “학교폭력을 추방하기 위해서는 유아기뿐만 아니라 초등·저학년에 걸쳐 지속적인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살아 있으면 더 불효를 끼칠 것 같아요… 먼저 가서 100년이든 1000년이든 가족을 기다릴게요’.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대구 중학생 권모(14)군은 ‘엄마·아빠, 사랑해요!!!’로 끝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라디오 선을 목에 묶어 끌고 다니며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먹으라는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권군은 부모나 교사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보복이 두려웠던 것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따르면 초·중·고생의 57%가 폭력을 당하고도 신고하지 않고, 62%는 폭력을 보고도 모른 체한다(2010년 3560명 조사). 가해 학생의 63%는 괴롭히는 이유로 ‘장난·이유 없음’을 꼽았다. 한국 학생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학업 성취도 1~4위로 최상위권이다. 반면 국제교육협의회(IEA)의 세계 중2 학생 조사(2009년)에서는 남과 어울려 사는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이 36개 국가 중 최하위였다. 공부는 잘하지만 사회성은 바닥인 것이다.

 학교폭력이 불거질 때마다 나라가 떠들썩했지만 변한 게 없다. 중앙일보는 교사 18만 명이 회원인 국내 최대 교원단체 한국교총(회장 안양옥),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공동대표 최미숙) 등과 함께 ‘멈춰! 학교폭력-세 바퀴 범국민운동’을 펼친다. 학교·가정·사회 세 바퀴가 유기적으로 하모니를 이뤄 학교폭력을 추방하자는 의미다. 언제, 어디서나 학교폭력을 보면 ‘멈춰!’를 외치는 인성교육 등 다양한 대안도 제시한다.

동참하려면

멈춰! 학교폭력 운동에 공감하는 교사·학부모·학생 등은 학교폭력 근절 경험담과 노하우, 제언 등을 e-메일(school@joongang.co.kr)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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