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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학생들, 폭력적 게임에 빠진 경우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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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애가 운이 나빠서 걸렸을 뿐이지 특별히 못된 아이가 아니다’라며 무조건 가해학생을 편드는 부모가 많아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원 오혜영(42·상담교수·사진) 기초연구팀장의 얘기다. 상담심리학 박사인 오 팀장은 1996년부터 위기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과 연구를 하고 있다. 그에게 가해학생과 부모 문제를 물었다.

 -가해학생들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나.

 “게임에 빠진 아이가 많다. 게임에선 다른 사람에게 주먹질하고 칼질하는 게 점수 따는 행동이니까 심각하게 생각 안 한다. 이걸 자주 반복하다 보니 폭력적인 그림이 머릿속에 있고 그게 별 죄의식 없이 행동으로 이어진다. 부모가 과보호하거나 강압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많다.

 “중학생이 되면 남성호르몬 때문에 충동조절이 어렵다. 남성적 힘을 과시해 우월함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그게 폭력으로 분출된다.”

 -학생들은 잘못을 인정하나.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친구는 거의 못 봤다. 상담을 받으면 학교에서 처벌한 걸로 간주하니까 형식적으로 상담확인서를 받으러 올 뿐이다. 또 자기가 했던 폭력에는 다 이유가 있고 피해자가 과민반응하는 것처럼 얘기한다.”

 -가해학생의 부모들은 어떤가.

 “부모도 대개 자녀와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 자녀가 운이 없어서 걸렸다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부모가 자녀 앞에서 피해자 부모에게 정중히 사과하면 아이가 자신이 심각한 잘못을 했음을 인식할 수 있다.”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나.

 “ 잘못하면 처벌받고 책임지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사리분별력과 죄책감이 형성된다. 부모가 무조건 실수를 허용하고 ‘공부만 잘하면 다른 것은 다 괜찮다는’ 식으로 대하면 뭐가 잘못인지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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