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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우회도로 … 포항 남구~북구 30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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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운행 시간이 줄어 그전보다 하루 두세 차례 더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게 됐습니다.” 25t 화물 트레일러 기사 최명수(58·포항시 북구 장성동)씨는 “우회도로 개통으로 돈을 벌 기회가 더 생겼다”고 말했다.

 최씨는 포항 철강공단에서 북쪽 영일만항으로 매일 수출 철강제품을 실어나르는 일을 10년째 하고 있다. 운송 거리만 45㎞. 그동안은 시내를 거쳐 가느라 평균 1시간 20분이 걸렸다. 지난 23일부터 사정이 확 바뀌었다. 철강공단에서 시내를 거치지 않고 유강IC∼포항IC∼이인IC∼남송IC를 거쳐 바로 영일만항으로 가는 우회도로가 개통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이제 1시간 이상 걸리던 도로가 25∼30분이면 도착한다”며 “물류에 엄청난 변혁이 왔다”고 말했다.

 또 장성동에서 철강공단으로 출퇴근하는 김영국(62)씨는 “우회도로 덕분에 시속 30㎞ 시가지 러시아워를 벗어나게 됐다”며 “덕분에 기름값이 덜 들어간다”고 말했다.

 포항국도대체우회도로가 포항지역의 교통 흐름을 크게 바꾸고 있다.

 포항 우회도로는 대구∼포항고속도로와 7번국도, 31번국도, 20번국도 등 포항으로 들어오는 고속도로와 국도, 시가지 간선도로를 서로 연결하고 한꺼번에 아우르는 자동차 전용도로다. 우회도로는 국토해양부가 7130억원을 들여 1995년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98년 공사에 들어갔다. 이번에 유강∼대련(5.5㎞) 구간과 일월∼문덕(7㎞) 구간이 완공돼 남구 동해면 국도31호선에서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까지 총 38.5㎞ 구간이 4차로로 모두 연결됐다. 사업을 추진한 지 16년 만의 완전 개통이다.

 지금까지 2006년 유복∼유강(5.6㎞) 구간을 맨 먼저 준공하고 2009년에는 문덕∼우복(6.5㎞) 구간, 영일만 배후도로인 성곡∼영일만항(9.7㎞) 구간의 공사를 차례로 마쳤다. 2010년에는 대련∼성곡(4.2㎞) 구간이 준공됐다. 또 이번 완전 개통 이전에도 유강터널에서 공단까지 구간은 2006년에, 흥해읍 영일만항에서 포항고속도로 입구까지는 2009년 개통돼 일부 사용돼 왔다.

 포항시는 우회도로의 완전 개통으로 물류 수송과 교통량 분산 등 시민들의 편익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항시 건설과 이상달 토목담당은 “도심을 거치지 않고 남구와 북구 구간을 이동할 수 있게 돼 소요 시간이 크게 줄었다”며 “철강공단과 신항만의 물류비 절감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량은 현재 하루 평균 1만대가량. 도심의 교통 혼잡도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회도로는 또 포항지역의 균형발전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룡포와 호미곶, 동해면 등 포항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 고속도로와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구룡포 주민들은 벌써부터 관광객 증가와 수산물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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