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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날

중앙일보

입력

서울과 평양 방문 사흘째인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단은 17일 가족들과 개별적으로 또한차례 만나 못다 나눈 정을 주고 받았다.

이산 가족들은 이날 숙소에서 전날과 달리 비공개리에 진행된 상봉에서 반세기여 가슴에 품은채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약없는 이별을 약속했다.

류미영(柳美英)
천도교 청우당 중앙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방문단 100명은 50명씩 두팀으로 나눠 이날 오전 10시, 오후 4시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가족단위로 만나 다시 헤어져야 하는 아픔을 삭였다. 한팀이 개별상봉을 하는 동안 다른 팀은 창덕궁(비원)
을 둘러봤다.

북한의 저명한 수학자인 조주경(68.김일성대 교수)
씨는 호텔방에서 어머니 신재순(88.부산)
씨와 사촌, 처남들과 만나 다시 헤어져야 하는 슬픔을 나누며 머지 않아 재상봉할 것을 다짐했다.

또 방문단중 최고령자인 황의분(84)
씨도 시누이 이세기(89.경기 분당)
씨와 올케, 조카 등과 방에 둘러 앉아 "언제 다시 만나겠느냐", "부디 오래 오래 사시라"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방문단은 이날 저녁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이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주최하는 환송만찬에 참석한 뒤 공연을 관람하고 서울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장충식(張忠植)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이끄는 남측 방문단 100명도 오전 10시 고려호텔에서 북측 혈육들과 비공개로 개별 상봉했다.

남측 방문단은 이날 낮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오후 4시 동평양 청년 중앙회관에서 북한의 대표적인 민족가극인 `춘향전'을 관람한 뒤 저녁에는 옥류관에서 평양시 인민위원회 주최 만찬에 참석한다.

대한적십자사 지원요원으로 방문단에 포함된 소설가 이호철(李浩哲)
씨와 방북단 의료진인 고(故)
장기려 박사의 차남 장가용(65)
서울대 의대 교수도 이날 북측 가족을 비공개리에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류미영 북측단장은 16일 오후 5시40분부터 1시간 30분간 헤어진지 23년만에 서울의 둘째 아들 인국(53)
씨와 막내딸 순애(58)
씨, 손자 등 가족을 만나 회한을 달랜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 방문단은 이날 상대측 지역에서 마지막날 밤을 보낸뒤 18일 오전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대한항공편으로 각각 자기측 지역으로 귀환한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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