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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원과 함께 교육과정 만들어 기업 맞춤형 수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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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훈 교수는 “실무 위주의 교육을 통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산업현장에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진원 기자]

“반도체 설계는 기초과학과 전기공학 지식은 기본이고, 첨단 반도체 관련 전문지식이 바탕돼야 하는 분야입니다.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수업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기업체에서 직접 실무경험을 쌓으면서 몸으로 부딪혀 보는 게 중요합니다.” 정보통신공학부 반도체시스템공학 전공 전정훈(36) 교수는 스탠포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반도체 설계회사 램버스(Rambus)에 근무하다 2008년 9월 성균관대에 스카웃된 ‘젊은 피’다. 그는 “기업체에 근무하면서 ‘현장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잘 나가던 연구원에서 교수가 됐다.

 “2008년 학교에서 교수 특채를 위해 미국 현지로 인터뷰를 왔을 때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 전공은 삼성전자와의 협약을 통해 실무 위주 교육을 진행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학 때부터 교수의 강의와 실무경험을 함께 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왔던 터라 교수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이런 환경이라면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최고가 될 인재를 키워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환경’이라는 의미가 궁금하다.

 “반도체시스템 관련 사업체는 일반적으로 직접회로(IC) 설계와 시스템 구조, 시스템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등 4가지 직군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 전공은 사업체의 직군을 세부전공에 그대로 적용시킨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어떤 협약이 된 건가.

 “삼성전자 임원이 반도체시스템공학 전공 교수들과 함께 교육과정을 만들고, 운영한다. 삼성전자 임원이나 수석연구원이 반도체소자와 반도체공정과 같은 반도체 관련 핵심강의를 맡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의 기술적 지원을 받아 집적회로 설계실습처럼 실습과 관련한 교과목도 공동운영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과 LCD 연구소에서 주기적으로 실무교육을 진행한다.”

-졸업후 학생들의 진로는.

 “2학년에서 3학년에 올라갈 때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Samsung Aptitude Test)와 임원면접 등 삼성전자에서 실시하는 채용절차를 거친다. 여기서 통과한 학생들은 3학년 때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는다. 삼성전자 연구개발직으로의 입사가 보장되는 것이다. 한해 입학정원이 100명인데, 1~2명을 빼고는 전원 합격한다.”

-삼성전자 취업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지.

 “졸업후 삼성전자에 바로 취업하는 학생이 90% 정도 된다. 졸업생 대부분이 삼성전자 취업을 원한다. 하지만, 학업을 이어가고 싶은 학생들은 석사과정에 지원하면 된다. 삼성전자와의 ‘공동학위 프로그램’이다. 2011년 졸업생 중 12명이 이 프로그램에 지원해 9명이 합격했다.”

-취업이 보장된다 해도 대학생활 중 준비가 있어야 하지 않나.

 “4학년 학생들은 취업후 업무적응도를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디스플레이(LCD)사업부에서 2개월동안 인턴십 과정을 거친다.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 들어가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직접 현장교육을 받게 된다. 반도체시스템공학 전공 1기 학생들이 삼성전자에 취업한지 2년째 됐는데, ‘업무적응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실무중심의 수업시스템은 물론, 인턴십 과정을 통해 많은 준비를 해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중점을 두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반도체시스템공학 분야는 다양하다. 흔히 알고 있는 메모리 분야 뿐 아니라 스마트카드나 휴대폰의 연산처리장치·전력공급장치 등을 만드는 반도체공학 분야가 앞으로 급성장할 것이다.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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