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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총리 “나라가 못 지켜드려 죄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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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고 이청호 경장

“우리 아빠한테 이러지 마. 이모부 그러지 말라고 해.”

 13일 오후 고 이청호(40) 경장의 입관식이 열린 인천 인하대병원 장례식장. 이 경장의 두 아들(12·10세)은 의연하게 아버지의 입관 장면을 지켜봤지만 큰딸(14)은 하염없이 “아빠”를 찾으며 울부짖었다.

 “진정해. 네가 정신 차려야지. 엄마랑 동생들은 어쩌니.”

 타이르는 이모 윤모(43)씨의 말에 진정하는 듯하던 이양은 이번엔 “우리 엄마 어떻게 해”라고 오열하며 주저앉았다. 앞에서 조용히 흐느끼던 이 경장의 아내 윤모(37)씨도 끝내 실신했다. 이 경장의 노모는 아들의 마지막 모습도 지켜보지 못했다. 둘째 아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인근 숙소에서 머무는 중이라고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전했다. 한 조문객은 “(이 경장은) 애들한테도, 어머니한테도 참 잘했다”고 말했다.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에 대한 나포 작전 중 순직한 이 경장의 빈소에는 이날도 많은 조문객이 찾았다. 전날 50여 개였던 조화는 200여 개로 늘었다. “우리 해경이 죽었는데 정치권이 침묵한다”는 비판 때문인지 정치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대대표 등 30여 명의 당직자가 함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황우여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당직자와 인천시 구청장들도 조문을 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빈소를 찾아 “나라가 그분을 온전히 지키지 못해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해경 인력을 보완하고 중국에 대한 외교적인 대응 방안도 찾겠다”고 말했다.

이 경장의 영결식은 14일 오전 해경 전용부두 운동장에서 해양경찰장으로 열린다. 해경은 이 경장에 대해 1계급 특진(경장→경사)을 추서할 예정이다. 이 경장의 시신은 인천시립 승화원에서 화장한 뒤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길용·최모란 기자

해경 피살 후폭풍
고 이청호 경장 빈소 조문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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