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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소나무’ 끝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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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 3월 11일 발생한 쓰나미에도 불구하고 살아 남은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의 소나무는 희망
의 상징이었다. [김태성 기자]

3·11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와테(岩手)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의 ‘기적의 소나무’가 끝내 소생하지 못했다. 리쿠젠타카타의 해변 소나무숲인 ‘다카타마쓰바라(高田松原)’는 3월 11일 쓰나미가 몰아닥치기 전까지는 바닷가 백사장 약 2㎞ 구간에 적송과 곰솔(해송) 7만 그루가 울창한 일본의 명승지였다. 그러나 지진 직후 10m가 넘는 쓰나미가 몰아쳐 한 그루를 제외한 모든 나무가 뿌리째 뽑혀 유실됐다. 일본인은 살아남은 한 그루의 소나무를 일본 부흥의 상징으로 삼았다. <본지 4월 2일자 12면>

 이 소나무를 소생시키기 위해 관찰해온 ‘일본녹화센터’는 12일 “나무 뿌리가 썩어 소생시키기는 어렵다”는 보고서를 리쿠젠타카타시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이미 10월 초 지반침하로 뿌리 부분에 짠 바닷물이 차 올랐다. 현재 뿌리가 썩어들어가 영양분과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리쿠젠타카타시는 기적의 소나무가 생명을 이어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기적의 나무를 접붙여 얻어낸 묘목으로 소나무 공원을 재조성하기로 했다. 4개 나무에 한 접목이 성공했고, 지진 발생 전 지역 주민이 보관해둔 종자로 싹을 낸 묘목 400그루도 자라고 있다.

글=박소영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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