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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째 짐바브웨 통치 87세 무가베 … “신이 내게 긴 목숨을 허락” 또 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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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2008년 대선에 출마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의 모습. [중앙포토]

31년 간 짐바브웨를 통치해온 로버트 무가베(Robert Mugabe·87)가 또 다시 대선에 출마한다.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내년 초 치러질 대선에 무가베 대통령이 여당인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의 단독 후보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날 불라와요 지역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신이 내게 다른 사람보다 긴 목숨을 허락하셨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난 1980년 짐바브웨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줄곧 대통령직을 수행해온 무가베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부정선거 논란으로 잠시 권좌에서 물러나는 듯 했다. 야당과 거국 연립정부를 구성해 야당 출신 모건 창기라이(Morgan Tsvangirai·59)에게 총리직을 넘겨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경찰 등 안보기관을 장악한 무가베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 대선을 실시해 연립 정부를 붕괴시킬 계획이다. 이날 연설에서 그는 창기라이 총리에 대해 “정권에 무임승차한 땅에 묻어버려야 할 괴물”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최근 칭가라이의 아이를 가졌다는 여성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승승장구하던 총리의 위상도 한풀 꺾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고령의 나이다. 6년 임기를 마치면 94세가 된다. 위키리크스가 지난 9월 전립선암을 앓고 있다고 폭로한 데 이어 그는 치료차 올해만 7번이나 싱가포르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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