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땅 사재기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2011.12.12 00:48

업데이트 2011.12.12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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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2·7 대책 효과? … 가락시영 호가 급등 단일 규모로 국내 최대의 재건축 아파트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6600가구)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4000만~5000만원씩 올리고 있다. 정부가 7일 재건축 전매제한을 풀기로 한 데다 8일엔 가락시영 단지의 재건축 용적률이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아직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거래는 뜸하다. [연합뉴스]

현대산업개발 영업본부 강동오 상무는 요즘 아파트를 지을 땅을 찾아 다니느라 바쁘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도 후보지가 흩어져 있어 KTX를 타고 출퇴근하는 날이 많다. 쓰레기만 수북한 공터에서 논밭·공공택지까지 둘러보고 또 둘러본다. 강 상무는 “머지않아 주택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여 그때를 대비하고 있다”며 “미리 땅을 확보해둬야 시장이 좋아졌을 때 시의적절하게 주택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건설업체들이 땅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사업에 공을 들이던 대형 건설업체들이 국내 땅으로 고개를 돌리고, 주택사업을 많이 하는 중견업체들은 사재기를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잔뜩 가라앉아 있는 주택경기가 곧 ‘바닥’을 칠 것이란 기대에서다.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올 들어 공공택지 공동주택용지는 95개 필지 4조여원어치가 팔렸다. 지난해 39개 필지 1조8000여억원보다 금액이 배 이상 늘었다. 판매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올 하반기 판매액이 2조5000여억원으로 상반기보다 70% 가까이 증가했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건 대형사들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1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기도 하남 미사지구에 1200여 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구입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전용 60㎡ 이상 878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1400여억원에 샀다. 주택사업에 잘 나서지 않던 삼성물산도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전용 85㎡ 초과 중대형 용지를 구입했다. 삼성물산이 공공택지 아파트용지를 구입하기는 김포 한강신도시 이후 2년반 만이다. LH 선병채 부장은 “이전에는 대부분 중견업체들이 아파트 용지를 많이 분양받았는데 요즘엔 내로라하는 업체도 많이 몰린다”고 말했다.

 중견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49위인 호반건설은 최근 울산혁신도시와 광주 첨단2지구 등에서 총 8개 필지를 사들였다. 중흥주택도 광주전남기업도시 등지에서 5개 필지를 매입했다. EG건설도 광주 선운지구 등지에 5개 필지를 확보했다.

 호반건설 개발사업부 김정혁 부장은 “주택사업 인허가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택경기가 좋아졌을 때 땅을 사면 적절한 사업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진 것은 집값이 조만간 바닥을 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 등은 최근 ‘집값이 내년 하반기쯤 회복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연구위원은 “내년 하반기면 유럽 경제위기가 안정되고 국내경제도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보여 주택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사업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작용한다. 정부는 최근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택지비 산정 때 금융비용과 각종 세금 등을 분양가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최현주 기자

◆공공택지 공동주택용지=한국토지주택공사 등 택지개발 시행자가 추첨방식을 통해 공급한다. 필지별로 주택 크기, 가구수 등이 정해져 있다. 택지 공급가격은 수도권 기준으로 전용면적 60~85㎡가 조성원가의 95~110%, 85㎡ 초과는 감정평가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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