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 현상, 국채서 A급 회사채로 확산

중앙선데이

입력 2011.12.10 22:51

지면보기

248호 23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일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신용등급 A급 중 두 번째로 높은 AA+ 등급의 현대캐피탈 회사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최고등급인 AAA 등급의 채권 약 1400억원어치가 대부분 팔려 나가자 한 단계 아래 등급의 회사채를 내놓은 것이다. 현대캐피탈 회사채는 9일까지 나흘간 19억원어치가 팔렸다.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의 정안나 대리는 “A급 중 두 번째 등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많이 팔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재테크

유럽 재정위기로 국채에 몰린 안전자산 수요가 A급 우량 회사채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이 ‘더 어렵기 전에 곳간을 쌓아 놓자’는 심리로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선택 폭이 넓어졌다. 국채나 은행 예금보다 금리가 조금이나마 높다는 점도 우량 회사채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을 보면 심상찮다. 지난 9일 AAA 등급의 KT 회사채 입찰에는 보험·증권사들이 서로 사겠다고 줄을 섰다. KT는 수요가 넘치자 발행 규모를 예정보다 500억원 늘려 3000억원으로 결정했다. 국내 최초로 발행되는 20년 만기 발행금액만 1600억원이었다.

물론 저금리 시대에 회사채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신증권 이성영 리테일채권팀장은 “상반기에는 A급에서 연 6~7%대 금리를 주는 회사채도 있었지만 현재는 연 4~5%대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채수익률이나 예금 금리가 연 3%인 점을 감안하면 회사채 금리가 여전히 1~2%포인트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솔로몬투자증권은 한 발 더 나아가 A- 등급과 투자적격 등급 중 두 번째 낮은 등급인 BBB 등급 채권까지 팔고 있다. 하지만 한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저축은행 후순위채, LIG건설 기업어음(CP) 등 부실 회사채로 인한 피해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이 확산돼 투자자들이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대해선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오히려 B급에 몰리던 회사채 수요가 A급 우량 채권으로 옮겨 가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량 회사채에는 어떤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을까. 회사채는 발행 당시에는 대부분 기관투자가들이 대량으로 사들인다. 개인투자자는 기관투자가들이 발행 당시 샀던 회사채를 유통시장에 내놓을 때 매수 기회가 생긴다.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한국거래소의 장내 채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기관끼리 대량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 매수 기회는 적다.

가장 쉬운 방법은 증권사 지점을 찾는 것이다. 물론 평상시 물량은 많지 않다. 개인들에게 충분한 물량이 제공될 때는 증권사들이 기관투자가가 시장에 내놓은 회사채를 사들여 특판 형태로 팔 때다. 회사채 발행 당시 증권사가 인수 후 기관에 팔려다 못 팔고 남은 회사채를 파는 경우도 있다.

한국거래소 채현주 일반채권시장팀장은 “개인투자자는 우량 등급인 A급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회사채의 경우 대부분 표면금리(연간 이자)를 4등분해 석 달에 한 번씩 지급한다. 연 이자가 4%라면 석 달마다 1%의 이자가 나온다. 물론 표면금리와는 달리 시장에서 거래되는 과정에서의 매매수익률은 수시로 변한다. 매매수익률이 오르면 채권값은 내려간다. 이성영 팀장은 “매매수익률이 높을 때 채권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대로 회사채를 팔 때는 채권값이 오르고 매매수익률이 떨어지는 시점을 잡아야 한다.

A등급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경우 만기까지 보유할 계획이라면 남은 기간이 짧은 회사채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보유기간에 벌어질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회사채는 원금 보장이 안 되는 무보증사채다. 따라서 회사채 발행 기업이 부도가 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NH투자증권의 이경록 연구원은 “채권단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에 들어가면 원금을 떼이지는 않겠지만 이자가 깎이고 원금을 수년에 걸쳐 상환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