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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결재’를 해야 하나, ‘결제’를 해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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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연말이 다가오면서 정리해야 할 일이 많다. 밀린 서류도 마무리해야겠지만 1년 동안의 회계 처리도 끝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서류와 관련해 어떤 것을 승인하거나 금전적인 거래를 끝낼 때 ‘결재’ 또는 ‘결제’라는 말을 쓰는데 어느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헷갈린다.

 ‘결제(決濟)’는 증권 또는 대금을 주고받아 매매 당사자 사이의 거래 관계를 끝맺는 일을 이른다. “밀린 카드 대금을 결제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지갑 없는 모바일 결제 시대가 열렸다”와 같이 쓸 수 있다.

 ‘결재(決裁)’는 안건을 허가한다는 의미다. “결재를 올렸다” “결재가 났다” “결재를 받았다” 등처럼 서류에 허가한다는 의미의 도장을 찍거나 사인을 하는 것을 일컫는다. ‘결재’는 ‘재가(裁可)’라는 말로 바꿔 쓸 수 있다.

 ‘결제’가 일이나 거래를 끝맺는 것을 의미한다면, ‘결재’는 권한이 있는 사람이 안건을 검토해 허가하거나 승인하는 것을 뜻한다. ‘결제’는 그것으로 끝이지만 ‘결재’는 승인일 뿐 아직 일이 끝난 것이 아니다. 발음상 구분하기 힘들어 헷갈리는 사람이 많지만 둘을 분명하게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카드 결제’ ‘어음 결제’ ‘자금 결제’ 등과 같이 돈과 관련된 것은 ‘결제’, ‘서류 결재’ ‘문서 결재’ ‘보고서 결재’ 등처럼 서류와 관련된 것은 ‘결재’라 생각하면 쉽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은 물론 온라인 뱅킹과 회사 업무까지 처리하는 시대다. ‘결제’는 물론 ‘결재’가 가능한 셈이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본다면 ‘결제’이고, 서류나 안건을 승인한다면 ‘결재’가 된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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