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다는 보도자료가 쏟아졌다. 동부·동양·미래에셋·신한금융투자·KDB대우증권 등이 30여 종을 일제히 내놨다. 모두 9일까지 판매된다. 전날에는 키움·한화·현대·KB투자증권 등이 ELS를 선보였다.
주식시장 침체로 주춤했던 ELS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3분기 ELS 발행규모는 7조7507억원으로 전 분기(10조5509억원)보다 27% 줄었다. 10월 발행액(1조7377억원)도 전달보다 1515억원 줄었다.
8월 이후 ELS 발행액이 줄어든 것은 주식시장 하락 탓이다. 8월 2100선을 웃돌던 코스피지수가 1700선으로 내려앉으면서 일부 ELS는 원금을 까먹을 수 있는, 일명 ‘녹인(Knock-In) 베리어’ 수준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원금 손실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ELS는 기피대상이 됐다.
이후 시장이 1800~1900선의 박스권을 맴돌자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만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는 ELS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LS 총 발행액은 2조6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무턱대고 ELS에 손댔다간 8월처럼 애간장을 태워야 할지 모른다. ELS에 투자하겠다면 무엇보다 자신의 투자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먼저, 원금은 절대 손해 볼 수 없다는 투자자라면 ‘원금보장형’이 답이다. 대신 낮은 수익률을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주 동양증권이 내놓은 만기 1년, 코스피200과 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보자. 1년 뒤 두 지수 가운데 적게 오른 쪽의 상승분의 120%를 수익으로 준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이 10%, S&P500이 5% 올랐다면 6%(5%의 120%)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원금을 까먹을 염려는 없지만 증시가 급등해도 ‘예금+알파’의 수익에 만족해야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극단적인 경우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웬만해선 원금을 지키면서 조금 더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지수형’을 골라야 한다. 최근 동부증권이 선보인 ELS는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조기상환 기회가 있는 만기 3년짜리 상품이다. 3년 내 대략 코스피지수 1000선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연 11%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연 10% 정도 수익으로는 만족 못하겠다는 이들은 ‘개별종목형’이 적합하다. 미래에셋증권이 선보인 S-Oil과 대림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3년 내 주가가 45% 이상 떨어지지만 않으면 연 25%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올해 S-Oil의 연중 최고가는 17만원, 최저가는 8만1600원이다. 최고-최저 기준으로 주가가 반 토막 났다. 그만큼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매달 현금이 필요한 이들에게겐 ‘월지급식’ ELS가 대안이다. 우리투자증권이 8일까지 판매하는 코스피200과 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상품은, 매월 평가일에 두 지수가 모두 반 토막만 나지 않으면 원금의 1%를 수익으로 지급한다. 하철규 차장은 “1억원을 넣으면 100만원 정도가 현금으로 나오는 셈이라 고객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