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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 50년 디자인 인생, 3D 박물관에서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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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발렌티노

버버리는 온라인으로 컬렉션을 생중계하고, 구찌는 온라인 스토어에서 핸드백을 판매했다. 디지털 혁명은 2~3년 전부터 패션계의 풍경도 바꿨다. 그리고 마침내 20세기의 거장, 발렌티노 가라바니(79)의 유산을 담은 3D 가상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발렌티노는 5일 뉴욕에서 가상박물관의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이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발렌티노가 카메오로 출연했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 앤 헤서웨이 등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됐다.

발렌티노 작품을 담은 3D 가상박물관 내부 모습.

 박물관은 홈페이지(valentino-garavani-archives.org)에서 맥과 PC용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현실의 넓이로 환산해 1만㎡(약 3300평) 규모의 가상 공간은 주제에 따라 7개의 갤러리로 나뉘었다. 1968년 발표되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킨 ‘화이트 컬렉션’부터 2008년 열린 그의 마지막 쿠튀르쇼 등 100회가 넘는 패션쇼가 영상으로 제공된다. 또 300벌이 넘는 드레스가 360도 회전으로 재현된다. 디자이너의 스케치와 일러스트레이션, 광고캠페인, 레드카펫 사진 등 5000점이 넘는 자료를 통해 50년 디자이너 인생 전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 발레티노는 “집에서 DVD를 보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며 자신이 기술에는 문외한이라는 얘기로 운을 뗐다. 그럼에도 “(가상 박물관)은 미래에 관한 것“이라며 2년 간 공들인 프로젝트의 의의를 강조했다. 발렌티노의 가상 박물관은 다른 브랜드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패션 담당 기자 수지 멘케스는 “유산을 보존하고자 하는 브랜드들에게 연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썼다.

 발렌티노는 새로운 콘텐트도 채워나갈 계획이다. 그는 ‘나는 여전히 디자인과 의상을 사랑한다. 창작 드로잉을 박물관에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주희 기자

◆발렌티노=크리스찬 디오르·샤넬 등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패션계의 거장. 1962년 데뷔한 그의 의상은 아름다운 실루엣과 꽃과 리본 등 로맨틱한 장식으로 여성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7년 데뷔 45주년 파티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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