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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수익률 1위는 자산운용사? 절반만 아시는군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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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연말이 되면 인기몰이를 하는 ‘3총사’가 있다. 바로 연금저축 신탁·보험·펀드다.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하면서 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어 ‘고객이 먼저 찾는 상품’으로 꼽힌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수익률이 예전 같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연금저축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상품으로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수익률이 높았을 때처럼 무턱대고 가입해선 안 된다. 각 금융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 상품은 같은 듯 다르다. 10년 이상 넣어 만 55세 이후 연금을 받을 경우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건 공통점이다. 하지만 상품별 장단점을 제대로 알아야 세제혜택과 노후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을 수 있다. 6일 연금저축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보험사·자산운용사 3인의 전문가에게 ‘가입의 지혜’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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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먼저 점검할 건 상품별 특징이다. 양재혁 외환은행 영업부 WM(자산관리)센터 팀장은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은 “저금리는 견뎌도 마이너스는 못 견딘다”는 사람에게 알맞다고 말했다. 연금저축신탁은 “비슷한 방식으로 운용되는 자산운용사의 연금펀드(채권형)보다 평균 수익률이 약간 떨어지지만 원금은 지킬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양 팀장은 “10년을 붓고 바로 연금을 타려는 40대에겐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이 초반 사업비가 높은 연금저축보험보다 실질수익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연금저축보험이 “길게 넣고 길게 받는 연금의 목적에 가장 걸맞은 상품”이라고 받아쳤다. 가입한 지 10년쯤 지나면 수익률이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을 뛰어넘는 데다 ‘종신연금형’으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금저축의 가장 큰 목적은 수익률이 아닌 장수 위험의 관리”라며 “유일하게 사망할 때까지 생활비를 받을 수 있는 생명보험사의 연금저축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찍 사망할 경우 지급받는 총연금액이 작아질 수 있는 건 단점이다.

 김동엽 미래에셋자산운용 은퇴교육센터 본부장은 “대세는 연금저축펀드”라고 잘라 말했다. 우선 수익률이 다른 금융권 상품(연 4~5%)보다 꽤 높다. 김 본부장은 “연금저축은 10년 이상 투자해야 하는 상품인 만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 가지 연금저축 중 유일하게 원금 보장이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위험성향에 따라 자유롭게 주식 편입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이 개발돼 실제 원금 손실의 위험은 매우 낮다”고 대답했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 가지 연금저축 상품의 직전 3년 수익률은 보험사·자산운용사(채권형 기준)·은행 순으로 높다. 하지만 김동엽 본부장은 “보험사의 경우 공시이율과 실제 수익률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입 후 초반에 크게 떼가는 사업비 때문이다. 전체 적립액에서 매해 수수료로 가져가는 금액은 보통 가입 후 15년까지는 보험사의 사업비가 은행·자산운용사의 신탁 보수보다 높다. 연금저축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유리한 상품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다.

 ‘연금저축은 필수’라는 인식도 어쩌면 선입견일 수 있다. 연금저축은 소득이 많을수록 돌려받는 돈도 커진다. 연 400만원을 넣었을 때 소득에 따라 환급받는 돈이 많게는 100만원까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연금을 받을 때 물어야 할 소득세(5.5%)까지 고려하면 굳이 연금저축 가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소득공제 혜택이 없는 대신 10년 이상 저축하면 연금 수령 시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되는 일반 연금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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