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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공부하려면 휴대전화부터 버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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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모교인 순천향대를 찾아 고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있는 조승오씨. [사진=순천향대 제공]

순천향대학교는 28일 비법학계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한 조승오(34)씨를 초청해 시험을 준비 중인 재학생 후배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고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조씨는 “5년 2개월 정도 소요된 시험 준비 기간 중 초기 3년 반 정도는 휴대폰을 정지시켰고 나중에는 완전히 휴대폰을 없앴다. 술·약속·잡념과의 단절을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노력하면 출신대학은 문제되지 않는다”며 “섣불리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는 실수를 범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공부 비법을 알려달라는 후배들의 질문을 받은 조씨는 “처음엔 무작정 12시간 이상 책과 씨름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스트레스나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무조건 공부하는 양에 얽매이기 보다는 계획을 세워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풍삼 총장으로부터 공로패를 받고 있는 조승오씨.

조씨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 후에 뭘 할까 고민하다가 사촌 형의 권유로 경찰 간부 후보생에 관심을 갖고 학원을 다니며 형사소송법 등 법학 과목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자신이 법학분야에 적성이 맞는 다는 것을 알게 됐고 2006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조씨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그는 “1차 시험 합격 후 2차 시험에서 탈락 했을 때는 도전을 계속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한 후배 여학생이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조씨는 “구체적인 다음 목표는 설정하지 않았지만 남을 배려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답변했다.

손풍삼 총장은 조씨를 대학본부로 초청해 공로패와 격려금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손 총장은 “어려운 관문을 뚫고 이겨냈다. 비 법학계열 최초로 사법고시 합격생을 배출했다. 대학발전의 계기가 됐다”며 “대학에서 배운 ‘인간사랑’을 실천하는 법조인이 될 것”을 당부했다.

이 날 순천향대는 그동안 운영해왔던 고시실을 도서관으로 옮겨 재정비하고 조씨와 함께 ‘향설 고시실’ 현판식을 가졌다. 조씨는 1996년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 2003년 2월 졸업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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