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2013년 이후 진짜 위기 올 것”

중앙일보

입력 2011.12.02 01:57

업데이트 2011.12.02 09:36

지면보기

종합 08면

중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활동·설비투자 등이 예년만 못하다. 2년여에 걸친 고강도 긴축의 결과다. 급기야 지난달 30일 인민은행(PBOC)이 지급준비율을 내렸다. 중국 경제는 다시 활력을 되찾을까.

중국 금융통인 칼 월터 전 중국국제투자유한공사(CICC) 전무(MD)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중국 금융을 해부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레드 캐피털리즘』의 공동 저자다.

 -PBOC가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렸다.

 “긴축 고삐를 풀기 시작한 듯하다. 약 2년 만이다. 물가 압력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민간 기업 부도 등 심상찮은 조짐을 보여서다. 그렇지만 큰 효과는 거두기 힘들 듯하다. 내년 중국 경제는 요즘보다 더 둔화할 것이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 등이 말하는 위기가 찾아오는 것인가.

 “아니다. 앞으로 3~4년 동안 중국이 파열음을 내진 않을 듯하다. 권력 교체기여서 그렇다. 내년 10월엔 공산당 권력이 바뀐다. 이듬해인 2013년 3월엔 정부 요직이 바뀐다. 새 인물들이 현황을 파악하고 자리 잡는 데 1년 정도 걸리기 마련이다. 그 사이 떠나는 사람이나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나 최대한 위기를 막으려 할 것이다.”

 -어떻게 위기를 덮을 수 있을까.

 “중국 경제와 금융은 개발도상국 단계다. 정부가 은행을 동원해 돈을 계속 빌려주면 된다. 빌린 돈으로 먼저 빌린 돈을 갚도록 하는 셈이다. 계속 부실이 커지겠지만 파열음을 내며 위기로 이어지진 않는다. 문제는 언제까지 그렇게 할 순 없다는 점이다.”

 -위기는 언제쯤 발생할까.

 “2013년까진 별일 없을 듯하다. 그 이후에 문제가 발생할 듯하다. 권력 교체기에 부실이 더욱 커져 위기의 골은 더 깊을 수 있다.”

 -위기의 발단은 무엇일까.

 “내가 보기엔 지방정부와 공기업이 문제덩어리다. 중국 통계가 부실하다. 공식 통계상으론 지방정부·공기업 부문에 4조 위안(약 704조원) 정도 부실이 쌓여 있다. 많은 사람은 중국 정부가 부실을 떠안아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만 떠안아 줄 수 있을 뿐이다. 모든 부실을 흡수했다가는 유럽처럼 재정위기를 겪는다.”

 -너무 서구 편향적인 평가로 들린다.

 “(순간 목소리를 높이며) ‘중국은 서구와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은데, 적어도 금융·통화 측면에서 중국 예외론은 존재할 수 없다. 중국이라고 부실자산이 우주로 증발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웃음).”

강남규 기자

◆칼 월터=투자 은행가로 중국에서만 20년 넘게 활동했다. 중국이 세계 금융시장에 익숙하지 않을 때인 1990년대 중국을 국제금융시장에 데뷔시킨 주역이다. 중국 정부가 처음 설립한 국제금융유한공사(CICC)의 전무(MD)를 지냈다. 그는 미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투자 은행가로 활동하면서 베이징대를 졸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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