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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인간 광우병’ SNS 괴담 떠도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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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씨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인간 광우병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이와 관련된 엉뚱한 괴담도 떠돌고 있다.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 사망 사례의 진실을 알아봤다.

 -인터넷과 트위터에 “우리나라에도 인간 광우병이 발생했는데 정부가 사실을 바꿔치기했다”는 괴담이 떠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김씨는 의료행위 중 감염된 의인성(醫因性) CJD이고, 인간 광우병은 이 CJD의 변종이다. 그래서 vCJD(variant CJD)라고 한다. 프리온이라는 변형 단백질이 야기한다. 감염경로가 완전히 다르다.”

 -김씨는 어떻게 감염됐나.

 “31살 때인 1987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뇌수막종 치료를 받다가 뇌경막 이식수술을 받았다. 김씨가 이식받은 뇌경막은 독일 비브라운사에서 만든 라이오듀라(Lyodura)라는 제품으로, 인간 사체(死體)에서 추출한 것이다. 그런데 이 제품이 CJD 감염자에게서 떼낸 것이어서 김씨도 CJD에 감염됐다.”

 -사망 전까지 감염 사실을 몰랐나. 주변에 감염된 사람이 없나.

 “CJD는 감염 이후 발병까지 걸리는 잠복기가 길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온몸에 힘이 빠지고 왼쪽 얼굴과 오른쪽 발가락에 감각장애가 생기면서 증세가 나타났다. CJD는 사람 접촉으로 감염되지 않는다. 격리할 필요가 없다.”

 -CJD 증세가 인간 광우병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그렇다. 하지만 독감과 신종플루 증세가 비슷하지만 모두 신종플루라고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 2008년 MBC PD수첩이 방영한 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경우와 어떻게 다른가.

 “당시 PD수첩은 빈슨을 인간 광우병 의심 증세로 사망했다고 보도했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빈슨을 부검한 후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한 것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 그렇다면 아레사 빈슨은 왜 죽었나.

 “2009년 4월 한국 검찰이 외교통상부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미국 보건당국은 빈슨의 사인을 ‘베르니케 뇌병변’으로 파악했다. 이 병은 비타민 결핍으로 뇌가 손상됐을 때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위 절제 수술 후유증인 비타민 부족 때문에 숨졌다.”

 -1987년 전후에 뇌경막 이식수술을 받았다. CJD 감염 가능성이 있나.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87년 독일산 제품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문제가 되자 비브라운사가 프리온을 제거하는 불활화(不活化) 처리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회사는 그 이전 제품을 회수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은 감염된 제품을 93년까지 썼다. 우리도 97년까지 썼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어떤가.

 “98년 이후에는 식약청이 인간 사체(死體)의 뇌경막 수입을 금지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한다.”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가 얼마나 되나.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게 정부 공식 입장이다.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CJD 치료법은 뭔가.

 “현재까지는 없다. 잠복기가 끝나고 발병하면 대개 1년 안에 숨진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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