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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그리스와 중국

중앙일보

입력

그리스 사태가 우선은 고비를 넘겼지만 앞으로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그리스 뿐만이 아니라 이태리가 문제가 되고 있고 미국발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는 전세계적으로 파급되고 있다.

1990년대초 냉전이 끝나고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동유럽 중국등 공산권 저임금국가들이 자유시장 경제체제로 들어오게 되었다. 세계 경제의 글로발화와 함께 약 20-30억의 노동인구가 유입된 것이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근로자들은 뜻밖의 경쟁자를 만난 셈이다.

특히 중국이 개혁 개방되면서 값싸고 질좋은 노동력이 넘치자 서방의 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였다. 자국의 산업은 공동화되고 지금까지 일해 왔던 근로자들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중국의 근로자들은 개미처럼 열심히 일했고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세계 500대 기업 중에 중국에 진출하지 않은 기업은 없을 정도다.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역수입 또는 3국에 내다 팔아 기업의 이익은 늘어 나고 경기는 호전되었다. 그러나 고용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게 되자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의 불만은 계속 되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의 인식에는 변화가 없다. 과거의 풍요로운 생활 습관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스 경우 국가의 재정위기임에도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자산의 해외 도피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만은 “공짜 점심(free lunch)은 없다”고 했다. 이제 노력없는 대가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버는 것이상 쓰지 않아야 하는 경제의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처럼 능력에 맞게 소비하고 개미처럼 열심히 일을 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

얼마 전 대만의 한 언론은 그리스발 재정위기의 특집을 다루면서 “1998년 한국의 외환위기 때 한국국민이 금 모우기 운동을 통하여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고 소개하면서 그리스 사람들은 이러한 한국인의 위기 극복의 과정을 교훈 삼아 감동적 희생을 권고하였다고 한다.

유주열 전 베이징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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