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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자율고 합격생 ① 상산고·민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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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특목·자율고(전국모집) 합격생이 차례로 발표되고 있다. 과학고 창의인재 전형을 제외하고는 모든 학교가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학교마다 전형단계, 반영교과,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다. ①전국모집자율고 ②과학고 ③외고·국제고 순으로 합격생을 인터뷰 해합격비결을 격주로 연재한다. 첫 회는 전국단위모집 자율고인 민사고·상산고다.

4년째 매일 아침 신문 읽기로 어휘력 길러

 이민혜(서울 대영중 3)양은 2학년 1학기 때는 전교 2등, 2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 때는 전교 1등을 차지했다. 특히 수학은 2학년 때부터 계속 100점을 맞았다. 외과의사가 되고 싶은 이양은 자연계열이 강한 상산고 입학을 희망했다.

 이양은 “상산고에서 수학 내신을 가장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써 관리했다”고 말했다. 수학공부 비결을 ‘이해’로 꼽은 이양은 “공식을 외운 뒤 문제를 풀지 말고, 스스로 공식을 만들면서 공부하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삼각형의 넓이를 구할 때, 정해진 공식을 활용하기에 앞서 자신만의 공식을 연구해보는 식이다. ‘가로×세로÷2’라고 무작정 외우는 게 아니라 ‘사각형의 넓이를 구한 뒤 반으로 나누면 삼각형의 넓이가 된다’고 이해하는 방식이다. 모든 문제를 이렇게 접근해서 푸는 습관을 익히면 수학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이양이 따로 시간을 내 공부하지 않아도 수학과목에서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또 다른 학습비결은 ‘신문 읽기’다. 이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읽는다. 시간이 아까운 시험기간에도 밥을 먹으면서 한 손으로 신문을 펴 읽는다. “신문을 읽으면 어휘력이 풍부해져 국어실력도 향상되고, 사회적이슈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돼요.” 처음에는 신문을 보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모르는 단어도 10개 정도나 됐다. 백과사전을 찾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요령도 생기고, 이제는 모르는 단어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어휘력이 향상됐다.

 면접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입학지원서를 낸 뒤 면접 준비만 집중적으로 했다. 녹음기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어감이 좋지 않은 단어,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을 교정해 나갔다. 다시 녹음해 들으며 톤과 빠르기를 고쳤다. 아빠가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자기소개서를 읽고, 나올 만한 질문을 뽑아주기도 하고, 읽었던 책 내용 중 출제될 만한 질문을 골라줬다. 실제 면접관들의 질문 중 대부분이 아빠와 함께 연습했던 내용이었다. 면접 보기30분 전 “중학교 때 왜 전학을 했는지, 교복을 왜 안 입었는지 물어볼 것 같다”는 아빠의 말이 적중했다. 돌발질문이라 당황할 수도 있었지만, 미리 준비한 이양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양이 무엇보다 중요한 합격 비결로 꼽은 것은 ‘꿈과 목표에 대한 확신’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외과의사가 될 꿈을 가진 뒤, 한번도 꿈이 바뀐 적이 없어요. 저의 열정과 진심을 면접관들이 알아봐 준 것 같습니다.”

합격비결은 영어·자신감 향상에 도움된 영어토론

 쌍둥이 형제 양재호·준호(서울 구룡중 3)군은 민사고에 나란히 합격했다.

 두 사람은 합격비결을 ‘영어토론(Debate)’으로 꼽았다. 토론을 열심히 한 덕분에 영어실력이 향상되고, 면접 때 대답도 침착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호군은 “영어토론은 읽기·쓰기·듣기·말하기 능력을 모두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동시에 면접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토론대회를 준비하면 다양한 내용을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읽기 능력이 향상된다. 말하기 전에 내용의 개요를 짜면서 쓰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반박해야 하므로 말하기·듣기 능력은 자연스레 발전한다.

 돌발 상황에 대처하고, 자신감을 키우는데도 효과적이다. 준호군은 인성·수학·영어·선택면접 중 영어면접을 치를 때 면접관들이 모르는 개념을 물어봤다. 하지만 준호군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내가 모르는 개념이니,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고 당당히 말했다. 중3 학생으로서는 쉽지 않은 행동이다. 결국 면접관 중 한 명이 설명을 해줬고, 그 말을 들은 뒤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제가 만약 당황해서 말을 더듬기라도 했다면, 민사고에 합격하지 못했을 수도 있죠. 영어토론대회를 준비하면서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터득한 덕분입니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총 7~8회의 영어토론대회에 참가했다. 국가대표로 영국 옥스퍼드 토론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저희 둘 다 내신이 특별히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면접 볼 때 저희가 자신감을 갖고 대답하는 모습을 통해 저희의 가능성을 인정해준 거라 생각해요. 틀린 대답을 하고 있다 해도 당황하거나 자신감을 잃으면 안됩니다.”

 하지만 면접을 치르려면 그 전에 1·2단계 전형을 통과해야 한다. 재호군은 “민사고 진학을 희망한다면 중3 여름방학부터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라”고 말했다. 두 사람도 두 달에 걸쳐 자기소개서를 완성했다. ‘쓰고 고치고’를 여러 번 반복하고,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표현을 찾느라 애썼다. 무엇보다 자기소개서를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다양한 활동’이 밑받침돼야 한다. 준호군은 “다른 지원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특화된 ‘나만의 활동’이 필요하다”며 “한 가지 분야는 국가대표가 될 정도로 깊게 파고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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